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연합뉴스 언론사 이미지

트럼프, '성탄절 D-데이' 나이지리아內 IS 공습 배경은

연합뉴스 조준형
원문보기

트럼프, '성탄절 D-데이' 나이지리아內 IS 공습 배경은

서울맑음 / -3.9 °
기독교인 살해 응징하며 테러세력 견제…국내 지지층 의식했을수도
다른 전략·경제적 목적 유무는 후속 공격 여부 등 지켜봐야할 듯
트럼프 대통령(오른쪽부터)과 케인 합참의장, 헤그세스 국방장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트럼프 대통령(오른쪽부터)과 케인 합참의장, 헤그세스 국방장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군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성탄절이었던 25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나이지리아 내 이슬람국가(IS)를 공습, 그 배경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국방부(전쟁부)는 구체적인 공격 수단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 미군 당국자를 인용해 10여기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기니만에 있는 한 해군 함정에서 발사돼 나이지리아 북서부 소코토주(州)의 IS 캠프 두 곳의 반군들을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공격은 나이지리아 군과 공조로 이뤄졌다고 NYT는 소개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관측통들은 미군이 카리브해 주변에 전력을 증강 배치하며 베네수엘라를 압박하고 있었던 만큼 베네수엘라를 겨냥한 미국의 군사행동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었는데 다소 뜻밖에 나이지리아 내 IS 거점을 향한 타격이 이뤄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미군 아프리카사령부의 발표를 종합하면 이번 공격은 나이지리아 내 IS 조직의 기독교인 표적 살해에 대한 응징과 테러리즘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들이 살해당하고 있다며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공습 사실을 SNS를 통해 알리면서 기독교인 살해 문제가 공격의 배경이 됐음을 분명히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수개월간 트럼프 대통령과,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 톰 콜 하원의원(오클라호마), 마리오 디아즈 발라트 하원의원(플로리다), 라일리 무어 하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 등 공화당 의원이 나이지리아에서 민족·종교간 갈등 속에 발생하는 기독교인 살해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워왔다.


국내 정치적으로 복음주의 기독교계를 주요 지지기반으로 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성탄절에 '기독교인 박해 세력'을 공습하면 지지층을 만족시키고 결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SNS를 통해 "내 지도하에 우리나라는 극단적인 이슬람 테러리즘이 번성하도록 두지 않겠다"고 밝힘으로써 이번 공격에 이슬람 극단세력인 IS의 재발호를 견제하는 목적도 있다는 점을 밝혔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달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 1년간 IS가 미국 내 표적을 상대로 최소 11차례 공격 모의나 공격을 부추겼다며 사령부는 그 대응으로 지난 6개월간 반군 119명을 체포하고 14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 13일 시리아에서 발생한 미군 2명과 미국인 통역사 1명 피살 사건이 IS와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밝혀진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미군은 지난 19일 시리아 내 IS 무기고를 포함해 IS 거점을 겨냥한 대대적 보복공습을 단행했다.

결국 IS가 국내외의 미국인에게 위협이 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에서 세력을 규합하고 있는 IS 세력을 타격한 것은 미국 국가안보 측면에선 '예방적 군사행동'일 수 있다.

이 대목에서 하나 주목되는 것은 미국 측이 밝힌 이번 공격과 관련한 나이지리아 정부의 승인과 협조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내 '기독교인 학살'을 주장하면서 "나이지리아 정부가 기독교인 살해를 계속 허용한다면 미국은 나이지리아에 모든 구호와 지원을 즉각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총을 쏘며 나이지리아에 들어갈 수 있다"는 문구를 SNS에 남기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이지리아는 기독교인 박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우려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미군의 일정한 군사개입을 허용하는 길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이지리아의 풍부한 자원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등 나이지리아에 대한 관심에 '다른 목적'이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발표된 국가안보전략서(NSS)에서 '서반구(아메리카 대륙) 중심주의'를 추구하면서 차순위로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보다는 중국과의 전략경쟁 주 무대인 인도·태평양을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 문제에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깊이 발을 담글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목적과 속내'를 파악하려면 다음 행보, 즉 후속 공격 여부 등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트럼프 대통령과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나이지리아 내 IS 타격이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단, 나이지리아 내 IS 공습을 계속하더라도 미국이 지상군을 파병할 가능성은 현재로선 크지 않아 보인다. 지난 6월 전략폭격기를 활용한 이란 핵시설 타격 때와 마찬가지로 필요한 군사개입은 하되 미군 병력이 손실될 수 있는 지상군 파병은 극도로 자제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것이다.

jhch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