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국가 비상 사태를 발생한 원인이 국회, 거대 야당이기 때문에 국민들을 깨우고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와 국정에 무관심하지 말고 제발 일어나서 관심을 가지고 비판도 좀 하고 해 달라는, 그런 걸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본인의 '체포 방해' 재판 결심 공판 최후 진술에서 이같이 말했다. 한 시간 동안 이어진 최후 진술에서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의 수사에 대해 두 차례나 '코미디 같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재판부에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범죄 성립이 되지 않고, 특검 측이 수집한 증거도 모두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해 증거능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윤 전 대통령은 오후 5시 32분께부터 6시 31분께까지 한 시간 동안 이어졌다. 피고인 최후진술은 짧게 끝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서서 진행하지만, 윤 전 대통령은 긴 시간 최후진술을 했기 때문에 내내 앉은 채였다.
진술을 시작하며 특검의 공소장이 코미디 같다고 말한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가 민주당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출처=서울중앙지법 유튜브] |
관련해 "계엄 선포는 거대 야당이 지배하는 국회가 우리나라 헌정사 유례없을 정도로 권력 분립, 자유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완전히 망각하고 정치적으로 필요하면 반국가세력이나 체제전복세력, 또 외부 침탈 세력과도 연계하는 방식으로 우리 정부(윤석열 정부)의 발목을 취임 초부터 잡기 시작했다"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반헌법적 국회독재'에 대해 국민들의 관심을 일깨우기 위해 계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가 비상 사태를 발생한 원인이 국회, 거대 야당이기 때문에 국민들을 깨우고 국민들로 하여금 정치와 국정에 무관심하지 말고 제발 일어나서 관심을 가지고 비판도 좀 하고 해 달라는, 그런 걸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했다.
국민들이 과거 계엄 트라우마에 빠지지 않기 위해 비상계엄 당시 병력을 최소화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병력이 많아지게 되면 아무리 실무장을 안 한다고 해도 보는 사람이 불안을 느끼게 돼, 과거 계엄 트라우마 빠지기 때문에 병력 규모 최소화를 위해 보안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이 언급한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해 "그런 건 없다"라고 했다. 관련해 "대통령이 계엄을 해제했는데도 대통령 관저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밀고 들어오는 거 보지 않았냐. 얼마나 대통령을 가볍게 생각하면 그렇게 했겠냐"라고 했다.
이날 오전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체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5년,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및 허위공보·비화폰 현출방해는 징역 3년을, 비상계엄 선포문 허위 작성 관련 허위공문서작성 등 징역 2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 측 최후 의견 진술을 맡은 박억수 특검보는 "헌법을 수호하고 법치주의를 실현해야 할 피고인이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아전인수격으로 남용했다"라며 "대한민국 법질서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피고인을 신임해 대통령으로 선출했던 국민에게 큰 상처를 줬다"라고 언급했다.
100wins@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