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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처진 한국…日,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빨라진다

이데일리 최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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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처진 한국…日,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빨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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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디지털자산 전담부서 격상, 본격 관리·감독
5조엔 1200만개 계좌에 스테이블코인 유통도
스테이블코인 등록제 등 본격적 제도화 속도
韓 금융위·한은·민주당 이견에 정부안도 없어
“염려만 하다 韓 디지털자산 산업 다 소멸”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일본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담당 부서를 격상하고 본격적인 제도적 관리·감독에 나선다. 디지털자산 이용 계좌가 1200만개를 넘고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까지 이뤄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인 관리에 나선 것이다.

우리나라는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 관계기관 이견과 집권 여당의 중재 난항으로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발행·유통 모두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이대로 가면 일본 등 해외보다 뒤처지게 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26일 닛케이 등 외신에 따르면 일 금융청은 디지털자산 담당 부서를 내년 7월에 ‘과(課)’로 승격시키는 방침을 확정했다. 이는 26일 예산안 각의 결정에 맞춰 내각 인사국이 각 부처의 조직·정원을 최종 결정하는 과정에서 확정된 것이다.

앞서 금융청은 지난 8월 디지털자산 거래, 핀테크, 생성 AI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금융 서비스 혁신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 재편·확충안을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안이 확정되면서 기존의 ‘암호자산·블록체인·이노베이션 참사관실’은 ‘과(課)’로 격상되게 됐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은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10월30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은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10월30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조직 체계를 보면 일본은 가상자산과가 내년 7월에 출범한다. 우리나라는 작년 6월 국무회의를 통해 2025년 12월까지 한시조직으로 가상자산과 신설을 확정했다. 오는 30일부터는 가상자산과가 상시조직으로 전환된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가상자산과 조직 신설은 일본보다 앞섰지만, 행정 범위는 일본보다 작은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공전되면서 발행·유통 모두 불투명한 상황이다. 반면 일본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까지 이뤄진 상태다.


일본 블록체인 스타트업 JPYC Inc는 지난 10월 엔화 일대일 연동 방식의 스테이블코인 JPYC를 발행했다. 발행 규모는 향후 3년간 최대 10조엔(약 92조원)을 목표로 하며, 국내 예치금과 일본 국채(JGB)로 100% 담보된다.

미쓰비시UFJ은행,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미즈호은행 등 3대 은행은 지난 달부터 법인고객을 대상으로 엔화 스테이블코인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현재 일본의 디지털자산 가동 계좌는 약 1200만개(1월 기준), 이용자 예탁금 잔액은 5조엔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26일 예산안 각의 결정에 맞춰 진행된 부처의 조직·정원 확정 소식을 전하면서 “금융청은 암호자산(가상화폐) 담당 부서를 2026년 7월에 ‘과’로 승격시키는 방침을 확정했다. 투자 대상으로서 확산되고 있는 것을 받아 사업자 감독 체제를 강화한다”고 보도했다. (사진=닛케이)

닛케이는 26일 예산안 각의 결정에 맞춰 진행된 부처의 조직·정원 확정 소식을 전하면서 “금융청은 암호자산(가상화폐) 담당 부서를 2026년 7월에 ‘과’로 승격시키는 방침을 확정했다. 투자 대상으로서 확산되고 있는 것을 받아 사업자 감독 체제를 강화한다”고 보도했다. (사진=닛케이)


외신에 따르면 일 금융청은 디지털자산 및 스테이블코인 중개업자에 대해 금융기관과 동일한 등록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등록제가 도입되면 등록 요건을 충족한 사업자만 영업을 허용하며 내부통제, 자본금, 신고 의무 등 세부 기준도 마련된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의 거래 증가와 자율규제 한계로 인한 리스크를 본격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앞으로 일본 정부는 디지털자산·스테이블코인 감독, 등록제 도입 등 주요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담당 부서를 과(課)로 격상하고, 법적·제도적 기반을 본격적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정책 집행 권한과 시장 감독 기능이 강화될 전망이다. 일본이 우리보다 가상자산과 조직 신설 시점은 늦었지만 현 추세대로 가면 향후 권한과 역할 확대 면에서 우리나라를 빠르게 따라잡을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행 히미노 료조 부총재는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결제 시스템에서 핵심 플레이어로 등장할 수 있으며 은행 예금의 일부 역할을 대체할 수도 있다”며 “글로벌 규제 당국이 이에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일본의 제도적 대응이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를 면밀히 고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모습. (사진=한국은행,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 모습. (사진=한국은행, 연합뉴스)


반면 우리나라는 금융위 국정과제에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신속 마련’ 내용을 담았지만 추진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은 스테이블코인 정부안 제출 시한을 이달 10일에 이어 22일로 예고했지만 모두 불발됐다. 한은이 금융 안정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면서 정부안 최종안 마련은 올해를 넘길 전망이다.


국회 정무위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싱가포르, 일본, 유럽, 홍콩 등 주요국은 이미 명확한 규제 틀을 마련해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고 있다”며 “한국은행이 말한 위험보다 더 큰 위험은 바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부재한 상황 자체”라고 지적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한양여대 세무회계학과 교수)은 “한은은 사고가 날까봐 손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고 우려로 계속 염려만 하다 보면 우리나라 디지털자산 산업은 다 소멸하고 해외 기업만 우리 시장을 그냥 누비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