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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대변혁] "앞만 보면 된다"…핸즈프리 기준 세운 GM 슈퍼크루즈(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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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대변혁] "앞만 보면 된다"…핸즈프리 기준 세운 GM 슈퍼크루즈(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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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스핌] 이찬우 김승현 기자 = "앞만 보면 된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다. GM의 핸즈프리 운전자 보조 시스템 '슈퍼 크루즈(Super Cruise)'는 운전자가 핸들에서 손을 떼는 순간부터 운전이라는 행위의 부담 자체를 확연히 낮춰 놓았다.

부담은 낮추되 집중력은 끌어올렸다. '손을 떼게 해주는 기술'이면서도 끝까지 운전자를 책임의 중심에 묶어 두는 것이 GM의 설계 철학이다.



최근 진행한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슈퍼 크루즈 시승은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서 출발해 파주시의 한 카페까지 이어지는 자유로 왕복 약 6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자동차전용도로 비중이 높은 코스에서 슈퍼 크루즈를 제대로 활용하며 기술의 완성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차로 중앙을 정확히 유지하고 주행 흐름에 맞춰 차간거리와 속도를 조율하는 기본기는 예상보다 매끄러웠다. 무엇보다 '끼어들기'나 '불필요한 차선 변경' 같은 도로 위 불안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동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차선 변경은 슈퍼 크루즈의 완성도를 체감하게 하는 구간이었다. 차선 변경은 두 가지 상황에서 발동한다.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조작했을 때와, 차량이 스스로 변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때다.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넣었을 때는 옆 차로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반응했다. 옆 차로에 여유가 있으면 무난히 이동했고, 차량이 근접해 있거나 조건이 맞지 않으면 변경을 시도하지 않았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사진=이찬우 기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사진=이찬우 기자]


차량이 스스로 판단해 차선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흐름을 끊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변경 직후에는 속도를 부드럽게 끌어올려 교통 흐름에 합류했고, 주변 차량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지 않았다. '기계가 주행을 대체한다'기보다 교통 흐름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운전을 보조한다는 인상이 강했다.

슈퍼 크루즈의 핵심은 GM이 강조하는 'Eyes On(전방주시)' 철학이다. 핸즈프리를 허용하되 운전자가 항상 전방을 주시하도록 설계돼 있으며, 이를 위해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이 주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추적한다.

실제 주행에서 시선이 흐트러지자 스티어링 휠 경고 표시와 시트 진동 등 단계적인 경고가 이어졌다. 약 10초 이상 운전에 집중하지 않자 경고 단계를 넘어 슈퍼 크루즈 기능이 아예 종료됐고, 계기판에는 다음 시동 때까지 슈퍼 크루즈를 사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경고가 표시됐다.


편의보다 운전자 개입을 더 우선하는, '핸즈프리지만 결코 방임은 아니다'라는 GM의 안전 철학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사진=이찬우 기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사진=이찬우 기자]


GM은 슈퍼 크루즈가 이미 북미에서 누적 주행거리 약 8억7700만km(지구-달 왕복 1141회 거리)에 달하는 데이터를 쌓으며 안전성과 신뢰성을 검증해 왔다고 설명한다.

북미에서는 약 97만km 이상의 도로에서 실행 가능하며, 한국에서는 2만3000km 이상의 고속도로 및 주요 간선도로를 지원하도록 현지화했다. '국내 최초 핸즈프리 드라이빙 어시스트'라는 타이틀이 단순한 마케팅 문구가 아니라, 실제 사용 가능한 범위를 전제로 성립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이 현지화의 기반이 되는 것이 고정밀(HD) 지도 구축이다. GM은 한국 출시를 위해 국내 도로 환경에 최적화된 HD 지도를 구축했고, 라이다(LiDAR) 기반 차선 단위 매핑을 적용해 도로 곡률은 물론 버스 전용 차선과 공사 구간까지 반영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카메라·레이더·GPS를 결합한 멀티센서 융합 기술을 통해 다양한 도로·기상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을 지원하며, 한국 내 전용 맵 OTA 서버를 운영해 지도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 최신 도로 정보를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결국 '정밀지도 기반의 제한된 무대'에서 안전성과 완성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방향이 슈퍼 크루즈의 정체성이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사진=이찬우 기자]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IQ. [사진=이찬우 기자]


GM 측은 이 지점에서 테슬라의 'FSD'와의 차별화를 강조한다. FSD가 '자율주행'을 향한 기술이라면, 슈퍼 크루즈는 '주행 보조'에 최적화된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완전 자율을 표방하기보다 고속도로·주요 간선도로 환경에서 운전 피로와 스트레스를 줄이고, 운전자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목표가 뚜렷하다.

실제로 자유로를 왕복하며 체감한 슈퍼 크루즈는 '미래 기술'의 과시라기보다 장거리 주행에서 운전의 결을 바꾸는 현실적인 진화에 가까웠다.

손은 자유롭지만 운전에는 더 집중하게 만드는 기술. 이것이 GM이 말하는 슈퍼 크루즈의 방향성이었다.

chan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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