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조사 진행 상황 발표 이후 파장 일자
하천에서 수거했다는 '노트북' 사진 공개
"정부 지시하에 유출자와 접촉했다" 해명
확인 안 된 '3000개만 저장' 등 두고 봐야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사용돼 직접 하천에서 회수했다고 주장한 맥북 에어 노트북 사진을 26일 공개했다. 또 유출자와 직접 접촉하고 증거품을 회수한 것은 독단적 행동이 아닌 정부와 긴밀한 협력하에 진행됐다며 '셀프 조사' 의혹을 반박했다.
쿠팡은 연일 폭발력이 큰 주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유출자 접촉과 증거품 회수 과정은 물론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을 자의적으로 축소해 "실제 저장한 계정은 3,000개뿐이며 이것도 현재는 삭제된 상태" 등에 대한 신속한 검증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쿠팡은 이날 "우리 조사는 '자체 조사'가 아닌 정부 지시에 따라 몇 주간에 걸쳐 매일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에는 직접 유출자를 특정해 자백을 받았고, 해킹에 쓰인 PC와 노트북을 확보해 경찰에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경찰 수사와 정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가 진행되는 중 쿠팡이 돌연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놓자 '셀프 조사'라는 지적부터, 쿠팡의 개입으로 증거품이 훼손됐을 가능성 등이 제기됐다.
하천에서 수거했다는 '노트북' 사진 공개
"정부 지시하에 유출자와 접촉했다" 해명
확인 안 된 '3000개만 저장' 등 두고 봐야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에 활용됐다고 밝힌 맥북 에어 노트북 사진을 26일 공개했다. 쿠팡은 유출자가 해킹에 사용한 맥북을 부순 뒤 쿠팡 로고가 있는 에코백에 넣고 벽돌을 채워 인근 하천에 던졌는데, 지난 18일 직접 잠수부를 투입해 수거했다는 입장이다. 쿠팡 제공 |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에 사용돼 직접 하천에서 회수했다고 주장한 맥북 에어 노트북 사진을 26일 공개했다. 또 유출자와 직접 접촉하고 증거품을 회수한 것은 독단적 행동이 아닌 정부와 긴밀한 협력하에 진행됐다며 '셀프 조사' 의혹을 반박했다.
연관기사
• 정부, 쿠팡 유출 관련 기습 발표에 발끈… "확인된 바 없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518060005571)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518060005571)
쿠팡은 연일 폭발력이 큰 주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유출자 접촉과 증거품 회수 과정은 물론 3,370만 명 개인정보 유출을 자의적으로 축소해 "실제 저장한 계정은 3,000개뿐이며 이것도 현재는 삭제된 상태" 등에 대한 신속한 검증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쿠팡 "유출자 접촉, 정부에서 먼저 제안"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대책 마련을 위해 대통령실이 관계 부처 장관급 회의를 개최한 25일 오후 서울의 한주차장에 쿠팡 배송 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
쿠팡은 이날 "우리 조사는 '자체 조사'가 아닌 정부 지시에 따라 몇 주간에 걸쳐 매일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에는 직접 유출자를 특정해 자백을 받았고, 해킹에 쓰인 PC와 노트북을 확보해 경찰에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경찰 수사와 정부 민관합동조사단 조사가 진행되는 중 쿠팡이 돌연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놓자 '셀프 조사'라는 지적부터, 쿠팡의 개입으로 증거품이 훼손됐을 가능성 등이 제기됐다.
이에 쿠팡은 그동안의 조사 관련 타임라인을 자세히 공개하며, 모두 정부와의 소통하에 진행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다만 정부 측 소통 채널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쿠팡과 협의는 없었고, 쿠팡의 조사 과정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 중"이라고 일축했다. 따라서 쿠팡이 주장하는 정부가 합동조사단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쿠팡은 이달 1일 정부와 만나 협력을 약속했고, 이후 몇 주간 정부와 거의 매일 협력해 쿠팡 전직 직원인 유출자를 추적했다고 했다. 9일에는 정부가 쿠팡에 유출자와 접촉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신중하게 접촉해 14일 유출자를 처음 만났다는 것이다. 쿠팡은 이 만남 사실도 정부에 보고했고 "유출자로부터 알게 된 사실, 진술서, 장비 등은 확보한 즉시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16일 정부 지시로 유출자의 PC와 하드 드라이브를 1차 회수해 보고 및 전달했고, 18일 인근 하천에서 노트북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노트북 회수 지역은 중국으로 알려졌으나 쿠팡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쿠팡은 "인근 하천에서 유출자의 노트북을 회수했으며 정부 지시에 따라 포렌식 팀을 투입해 물증을 확보하고 증거를 문서에 기록한 즉시 정부에 인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1일 정부가 쿠팡이 확보한 하드 드라이브, 노트북, 세 건의 유출자 진술서(지문 날인 포함)를 경찰에 제출하도록 허가했다고 부연했다.
연관기사
• 쿠팡이 잠수부 동원해 찾아냈다는 그것...과기부·경찰 펄쩍 뛰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517030003286)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22517030003286)
'즉시 증거를 정부에 인계했다'는 대목을 강조한 것은 '쿠팡이 데이터에 손을 댔다면 증거자료로서 신빙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23일 정부의 요청이 있어 그간의 협력 사항을 포함한 조사 세부 내용에 대해 브리핑을 실시했다고 밝혔으나, 정확히 어떤 기관과 협력 중이며 어떤 기관에 브리핑을 했다는 것인지 등에 대해서 입을 다물고 있다.
'정보 다 삭제됐다'는 쿠팡 주장, 검증 필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원불교 인권위원회·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와사회위원회가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쿠팡 김범석 의장의 직접 사과와 정부의 강제수사를 촉구하는 4대 종교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
쿠팡이 조사 경위나 정부 협력 여부를 밝힌 것은 전날 긴급 발표 이후 '증거 사진과 영상이 없다'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데 자체 조사까지 벌인 이유가 무엇이냐'는 등의 의문이 제기된 것에 대한 해명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 협력하에 쿠팡이 유출자 접촉, 증거품 회수 등에 나선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확인되지 않은 중간 조사 결과를 일방적으로 발표한 점은 바뀌지 않는다.
쿠팡 사태 범부처 태스크포스(TF)는 이날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바 없는 사항을 쿠팡이 자체적으로 발표해 국민들에게 혼란을 끼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을 조사해 투명하게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전날 쿠팡의 기습 발표에 엄중한 대응을 예고하며 그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이끌던 TF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주관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합동조사단 인력 증원도 고려하고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