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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잡는다"더니…어린이 매트, 소음은 비슷·안전과 내구는 '천차만별'

우먼컨슈머 임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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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 잡는다"더니…어린이 매트, 소음은 비슷·안전과 내구는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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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간소음은 공동주택 생활의 갈등을 키우는 대표 요인이다. '층간소음 저감'을 내세운 어린이 매트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소비자가 비교할 만한 객관적 품질 정보는 부족했다.

한국소비자원이 4cm 두께 폴더형 어린이 매트 8개 제품을 시험평가한 결과, 소음 저감 성능은 전반적으로 '비슷'했지만 겉감·충전재 내구성, 미끄럼 방지, 유해물질 안전성, 법정 표시사항에서는 제품별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상 제품 사진

                                                                                 대상 제품 사진


층간소음 저감 어린이 매트의 '체감 성능'은 실제로 어느 정도일까. 한국소비자원은 4cm 두께의 폴더형 어린이 매트 8개 제품을 대상으로 소음 저감 성능, 겉감·충전재 내구성 등 품질과 유해물질 안전성까지 시험평가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소음은 거기서 거기"였다. 하지만 내구성과 안전, 표시정보에서는 제품별 격차가 확인됐다.

시험 결과, 숟가락을 떨어뜨리거나 의자를 끌 때처럼 비교적 가벼운 충격에 해당하는 '경량 충격음'은 매트를 설치하면 약 16~17dB(A) 수준으로 감소해 저감 효과가 있었다.

다만 제품 간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어린이가 소파에서 뛰어내리거나 성인이 뒤꿈치로 강하게 걸을 때와 유사한 '0.4m 중량 충격음'도 설치 후 약 4~5dB(A) 감소했으나 역시 제품별 차이는 크지 않았다.



문제는 큰 충격이었다. 고무공을 1m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방식의 '1m 중량 충격음'은 매트 설치 후 약 1~2dB(A) 감소에 그쳐, 높은 곳에서 물건이 떨어지는 상황 같은 강한 충격에서는 저감 효과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소비자원이 유형별 성능도 함께 확인한 결과, 폴더형이 롤형·퍼즐형 대비 저감 효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으로 나타났다.

반면 '오래 쓰는 힘'은 제품마다 달랐다. 겉감 기본 품질(모양, 염색견뢰도, 내오염성 등)은 모두 기준을 충족했지만, 겉감의 찢어짐 강도와 바닥면 미끄럼 방지 성능에서는 차이가 났다. 이 항목에서는 '프리2 폴더매트(크림하우스)'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겉감·충전재 내구성(겉감 내굴곡·내마모, 충전재 열 안정성·압축변형률·반복압축 후 영구변형률 등)에서도 격차가 확인됐다.

8개 중 3개 제품이 상대적으로 우수했고, 나머지 5개 제품도 '양호' 수준이었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제품으로는 '빅 베어베베 논슬립 폴더매트(파크론)', '아리 5단 폴더매트(도담도담)', '일체형 폴더매트(고려화학매트)'가 포함됐다.

표시·광고의 '항균'은 일부 검증됐다. 항균 표시·광고를 한 5개 제품 모두 시험 대상 균에서 99.9% 감소율을 보여 항균 효과가 확인됐다. 곰팡이 저항성을 표시·광고한 2개 제품도 표시 내용과 일치했다.


다만 안전성에서는 경고등이 켜졌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유기주석화합물, 다이메틸푸마레이트, 라돈 등은 전 제품이 기준에 적합했으나, '일체형 폴더매트(고려화학매트)'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7종 중 1종인 N,N-다이메틸폼아마이드 방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해 안전기준에 부적합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원은 해당 업체에 품질 개선과 기존 판매제품 회수(교환·환불 등)를 권고했고, 업체는 겉감 재질 변경 및 부적합 생산제품(50개) 무상 교환을 2025년 11월 3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 진행하겠다고 회신했다.

'정보 제공'에서도 빈틈이 드러났다. '릴리프 빅 자이언트 일반 2단 폴더매트(리빙코디)', '아리 5단 폴더매트(도담도담)', '알집 더블 제로매트(알집매트)' 등 3개 제품은 제조연월, 사용연령 등 법정 의무 표시사항을 일부 누락하거나 오표기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단종된 1개 업체를 제외한 일부 업체에 표시사항 개선을 권고했고, 해당 업체는 권고를 수용해 표시사항을 개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자원은 어린이 매트 구매 시 사용 공간과 크기·두께를 먼저 따져보고, 소음저감 문구만 믿기보다 겉감 품질·내구성·미끄럼 방지·가격과 함께 유해물질 안전성과 표시사항까지 종합 비교할 것을 당부했다.

층간소음 완화를 위한 '보조재' 선택이 결국 가족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이웃 갈등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은 '광고 문구'가 아니라 '검증된 정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먼컨슈머 = 임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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