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 클럽 연회장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만찬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미군이 성탄절인 25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북서부의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를 공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오늘 밤 최고사령관인 나의 지시에 따라 미국은 나이지리아 북서부에서 ISIS(IS에 대한 미국의 호칭) 테러리스트들을 상대로 강력하고 치명적인 공격을 감행했다”고 알렸다. 그는 IS 테러리스트들이 무고한 기독교인들을 표적 삼아 잔혹하게 살해해 왔다며 이번 공습 수위에 대해 “수 년, 아니 수 세기 동안 볼 수 없었던 수준”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나는 기독교인 학살을 멈추지 않으면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고 오늘 밤 그것이 현실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의 지휘 아래 미국은 급진적 이슬람 테러리즘이 번성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군에 신의 축복이 있기를 바라고, 모든 이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글에서는 “(미성년 대상 성범죄 혐의로 복역 중 사망한) 제프리 엡스타인을 사랑하고, 그에게 돈을 주고, 그의 섬에 방문하고, 그의 파티에 참석하고, 그를 세상에서 가장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수많은 파렴치한 이들을 포함해 모두에게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적었다. ‘엡스타인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연루 의혹을 제기하며 공격해 온 민주당과 일부 미 언론을 겨냥한 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부패한 민주당 정치의 세계에서는 늘 이런 식”이라며 “아마도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즐거운 성탄절을 보내기 바란다”고 조롱했다.
이날 IS 공습을 실행한 미군 아프리카사령부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나이지리아 당국 요청에 따라 (나이지리아) 소보토주(州)에서 공습을 수행했다. 복수의 ISIS 테러리스트를 살해했다”는 발표문을 올렸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엑스 글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나이지리아(그리고 다른 지역에서)에서 무고한 기독교인 살해는 끝나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미국) 전쟁부(국방부)는 항상 준비되어 있으며, 오늘 밤 성탄절에 ISIS는 그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어 “더 많은 것이 있을 것”이라며 추가 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일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인 학살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하기 위해 총을 쏘며 들어갈 수도 있다”고 하는 등 군사력 동원을 경고해 왔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무슬림 유목민과 기독교인 농민의 유혈 충돌이 오랫동안 이어져 왔으며, 이로 인한 희생은 양쪽 모두 있었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IS 공습이 현지 광물자원과 관련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미군은 지난 13일 시리아에서 IS 요원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미군 병사 2명과 미국인 통역사 등 3명이 숨지자 19일 시리아 내 IS를 표적으로 대대적인 타격을 가한 바 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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