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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경험 소비"…고물가 여가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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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경험 소비"…고물가 여가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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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2025년 대한민국 여가 시장에서 '경험 소비'가 뚜렷한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6일 발표한 '2025년 국민문화예술활동·여가활동·근로자휴가조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수준을 넘어 자신의 가치관을 실현하고 자아를 성장시키는 활동에 과감히 지갑을 열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 불황 속에서도 여가 만족도는 64.0%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자료= 문체부·뉴스핌 DB]

[자료= 문체부·뉴스핌 DB]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문화예술을 '소비'하는 방식이다. 전체 문화예술행사 직접 관람률은 60.2%로 전년(63.0%)보다 소폭 하락했다. 영화 관람률이 50.6%로 전년 대비 6.4%포인트나 급감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문화 소비 위축으로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수동적 관람'에서 '능동적 참여'로 변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문화예술 교육 경험률은 8.6%로 전년 대비 2.2%포인트 올랐고, 행사 참여율 역시 5.8%로 증가했다. 영화 한 편을 보는 대신 악기를 배우거나 창작 활동에 직접 뛰어드는 식이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체험형 소비'에는 적극적이라는 얘기다.

이런 경향은 여가 활동의 지속성에서도 확인된다. 국민 1인당 평균 여가 활동 개수는 15.7개로 줄었지만, 하나를 하더라도 꾸준히 깊게 즐기는 '지속적 여가활동' 비율은 43.2%로 전년 대비 4.7%포인트나 늘었다. 특히 10대(14.3%p↑)와 50대(5.7%p↑)에서 이런 변화가 두드러졌다. '시간 때우기'식 여가를 거부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활동에 몰입하는 세대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다.

관광 분야에서도 경험 소비 흐름이 감지된다. 화려한 랜드마크나 대도시의 밀집된 관광지를 벗어나 지역 고유의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하는 로컬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읍·면 지역 문화예술 관람률 역시 1.3%포인트 상승했다.


근로자들의 휴가 사용 패턴 역시 자아실현 중심으로 변화했다. 2024년 연차 소진율은 79.4%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휴가 사용 목적 1위는 단연 '여행'(35.0%)이었다. 연차시 사용하는 1인당 평균 휴가 지출액은 221만 2000원으로 최근 5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되 자신이 가치를 부여하는 휴식과 경험에는 아낌없이 투자하는 '앰비슈머(Ambisumer·양극화된 소비자)'적 성향을 보여준다. 경기가 어렵다고 해서 무조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아니라, 진짜 의미 있다고 여기는 곳에는 과감하게 돈을 쓰는 것이다.

finevie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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