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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10·15대책으로 주택공급 타이밍 놓쳐”

헤럴드경제 신상윤,박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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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 “10·15대책으로 주택공급 타이밍 놓쳐”

속보
김건희특검, '관저이전 특혜' 김오진 전 국토차관 구속기소
오세훈 서울시장 인터뷰
지난 4년 ‘서울을 서울답게’ 바꾼 시간
향후 4년, 주택난 해결 등에 명운 달려
강북·서남권 발전이 가장 중요한 과제

‘한강버스’ 수요 커지면 20대까지 확대
종묘 개발도 적법 절차에 따라 추진 중
정원오 구청장 도시순위 12위 발언 잘못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자난 24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강북지역과 서남권에 대한 균형발전이 가장 신경을 써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임세준 기자

오세훈 서울특별시장이 자난 24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강북지역과 서남권에 대한 균형발전이 가장 신경을 써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임세준 기자



“내년에는 싱가포르를 넘어설 수 있을 것 같다.”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6층 서울특별시장 집무실. 벽면 전광판의 도시들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런던·뉴욕·도쿄·파리·싱가포르·서울·암스테르담 순서로 써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계 도시경쟁력 순위에 따른 순서”라고 했다. 4년 전 목표였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따라잡았다. 오 시장의 다음 목표는 명확했다. 싱가포르를 뛰어넘어 ‘톱5’에 진입하는 것이다. 서울과 싱가포르 간 점수 차이는 2년 전 98점에서 올해 5점으로 줄었다. 목표 달성은 가시권에 들었다. 오 시장 역시 “잘하면 내년에는 역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6·3 지방선거가 6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서울 탈환’을 노리는 여당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장관, 국무총리까지 나서 오 시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이달 초 이재명 대통령의 언급으로 민주당의 유력 주자로 떠오른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도 오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지난 24일 오후 오 시장을 만나 그간 시정에 대한 평가와 향후 계획을 들었다.

오 시장은 “산업구조의 근본적 변화, 저출생 고령화, 기후변화, 낙후된 도심, 주택 공급 부족 등 다양한 난제를 향후 4년 안에 극복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서울, 나아가 대한민국의 명운이 달렸다”고 했다. 또 “강북지역과 서남권에 대한 균형발전이 신경을 써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 구청장의 부상(浮上)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의 ‘교시(敎示)’가 있으니, 지지율은 오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도시경쟁력 순위 관련 정 구청장에 언급에 대해선 “말장난 하면 안된다”며 비판했다.

오 시장은 ‘도시경쟁력 순위’를 이야기할 때에는 결의에 찬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비쳐졌다. 다음은 오 시장과 일문일답.

-2021년 보궐선거 이후 5년간 거둔 가장 의미 있는 성과는.

▶지난 4년은 ‘서울을 서울답게’ 바꾸기 위한 시간이었다. 서울의 경쟁력을 키우고, 주택공급 속도를 최대한 올리고, 누구나 격차없이 서울의 일상을 누리도록 최선을 다했다. 이 모든 것을 시민들이 평가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성과는 서울시민이 서울시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는 것으로 서울시정 철학인 ‘약자 동행’이 시민의 삶에 자리잡은 것과 ‘매력도시 서울’을 통해 글로벌 도시경쟁력을 끌어 올린 것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시민 일상 하나하나를 변화시킨 ‘일상혁명’으로 꼽히는 ‘손목닥터9988’, 기후동행카드 등 밀리언셀러 정책들도 큰 성과다.


-아쉬운 점은.

▶지난 10년간 40만호 이상이 지어져야 하는 기회를 상실하면서 서울의 주택 부족난을 완전히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서울시는 현재 신통기획, 모아주택사업 등을 통해 정비사업 추진 속도 향상 등 공급확대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나 정부의 10·15 대책 이후 제동이 걸렸다. 아울러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이미 시작된 도시대개조 ‘다시, 강북전성시대’ 사업도 제 손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강북전성시대’라는 표현을 쓰지만 이는 사실 비(非)강남 지역에 대한 정책이다. 기존 정책에는 서남권이 자꾸 빠져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강북 지역과 서남권이 지금 여러 가지로 열악하다. 비강남 지역이 아무래도 강남보다 뒤쳐져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균형 발전이 계속 신경을 써야할 가장 중요한 과제다.

실제로 오 시장의 최근 행보는 강남북 균형발전에 집중돼 있다. 국가유산청의 종묘 관련 조치에 대해 “강북 지역 발전의 큰 걸림돌”이라며 연일 비판을 이어오고 있다.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 지하화 계획을 밝히면서“강북횡단 지하고속도로는 강북 주민의 일상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다시, 강북 전성시대를 앞당기는 결정체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5년 뒤 한강은 어떻게 바뀌나.

▶한강을 생태 공간과 문화 예술적 감수성이 느껴지는 공간, 두 가지가 어우러진 여가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여의도에 지어지는 제2세종문화회관과 ‘노들 글로벌 예술섬 프로젝트’다. 이제 막 선보인 한강버스도 있다. 한강버스가 5년 뒤쯤이면 이용 패턴이 완전히 정착이 돼서 하나의 대중교통수단이자 관광교통수단으로 자리잡힐 것이다.

-한강버스는 어떻게 진화할까.


▶일단 12대로 시작을 했지만, 수요가 커지면 20대까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는 수요를 봐가면서 결정할 문제다. 대수가 늘어나면 지금보다 훨씬 정시성이 확보된다. 지금은 출퇴근 시간에만 15분 (배차) 간격이 가능하지만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 출퇴근 시간 이외의 시간(평시)에도 15분 정도의 간격이 가능할 것이다.

-여권에서 대중교통아 아니라는 비판을 하는데.

▶대중교통은 세 가지 요소가 갖춰지면 된다. 노선이 있어야 되고 정시성이 갖춰져야 된다. 단 정시성은 12대 갖고는 좀 빠듯하다. 그 다음은 환승이다. 2시간 이상 걸려서 교통으로서 기능이 안 된다는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종점부터 종점까지 다 타는 손님이 몇 명이나 되겠나. 압구정에서 여의도까지 출근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잠실부터 마곡까지 가는 시간을 재서 2시간30분이 걸리니 대중교통이 아니다고 한다. 맞는 비판인가.

-국가유산청이 최근 종묘 일대를 세계유산지구로 지정했다. 서울시나 사업 시행자에게 영향평가를 받으라고 요청할 근거가 된다는 것이 유산청의 설명이다.

▶(추진 중인)사업 진행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미 서울시의 도시계획은 결정이 된 거다. 법의 테두리 내에서. 지난달 초 대법원도 ‘그 조례가 그 맞는 조례다.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법과 대법원이 확인해 준 조례에 입각해서 일을 하고 있는 중이다. 못할 게 없다.

-정 구청장이 서울을 ‘글로벌 G2 도시’로 끌어올리겠다고 했는데.

▶정 구청장의 인터뷰를 봤다. 서울의 잠재력이 2위니까 현실적인 2위가 돼야 한다는 의미였다. 세계적인 도시 경쟁력 순위를 발표하는 데가 두 군데가 있다. 일본의 모리재단의 세계도시종합경쟁력지수(GPCI)와 전략컨설팅 그룹인 AT커니의 글로벌도시지수(GCI)다. 내가 서울시장이 되기 직전인 2020년 커니의 GCI는 17위다. 지난 4~5년 동안 12위까지 끌어 올럈다. 그 얘기는 안하더라. 커니의 글로벌 도시 전망지수(GCO)는 잠재력을 보는 것이다. 도시 잠재력이 2020년 42위였다. 내가 있는 동안 무려 40위를 상승시켜서 잠재력이 2위까지 올라왔다. 근데 그걸 비틀어서 ‘현실적인 순위는 12위인데 잠재력이 2위니까 왜 잠재력 2위인 도시를 12위밖에 못 만드냐고 말한 것’이다. 정 구청장의 평소 품성에 비춰 보면 이 점에 대해선 날 칭찬해줘야 한다. 점수 갖고 말장난을 하면 안 된다. 2021년 GPCI는 우리가 암스테르담 뒤에 있었다. 4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서 서울이 암스테르담을 제치고 6위가 됐다. 집무실 위 전광판도 회의할 때마다 우리 간부들 보고 자극받으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다.

-내년에 당선되면 5선 서울시장이다. 오랜 노출에 대한 피로감이 있을 수 있다. 극복 방안은.

▶혁신은 바로 ‘연속성’과 ‘축적’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시민들의 깊은 신뢰가 있어야만 진정한 변화를 가능케 하는것이다. ‘피로감’은 ‘신뢰감’의 또 다른 언어라고 생각한다. 산업구조의 근본적 변화, 저출생 고령화, 기후변화, 낙후된 도심, 주택 공급 부족 등 다양한 난제를 향후 4년 안에 극복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서울, 나아가 대한민국의 명운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중차대한 기로에서 시민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사람은 ‘노련한, 이미 증명된 행정가’가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인터뷰 말미 새해를 앞두고 서울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를 물었다. 오 시장은 “내년이 시민들에게 더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새해에는 서울시가 운영 중인 ‘체력인증센터’에 한 번 방문해서, 체력을 점검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상윤·박병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