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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혜택으론 부족해요”...양도세 면제 카드에 서학개미 ‘시큰둥’

매경이코노미 양유라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diddbfk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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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혜택으론 부족해요”...양도세 면제 카드에 서학개미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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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 최고치 행진 속 국내 복귀 유도책
RIA 도입에도 ‘기회비용’ 우려 커져
꼼수 차단 없으면 외화 유입 효과 제한적


24일 환율은 전날보다 1.3원 오른 1484.9원으로 출발했으나 외환당국 구두개입에 1460원대 중반까지 급락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환율은 전날보다 1.3원 오른 1484.9원으로 출발했으나 외환당국 구두개입에 1460원대 중반까지 급락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내놓자 ‘서학개미’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세금 부담으로 해외 주식을 팔지 못했는데 비과세 혜택을 줄 때 국내 주식으로 복귀하겠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비판도 많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개인투자자가 지난 23일까지 보유한 해외 주식을 매각한 뒤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에 1년간 투자할 경우 1인당 5000만원 한도로 해외 주식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기로 했다. 국내 시장 복귀 시점에 따라 세제 혜택은 차등 적용된다. 내년 1분기 복귀 시 100%, 2분기는 80%, 하반기는 50%의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그러나 미국 증시는 연말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2% 오른 6932.05로 마감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6%, 0.22% 상승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미국 경제와 기업 실적 개선을 근거로 내년에도 미 증시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학개미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활용하면 양도소득세 부담을 덜 수 있지만, 최소 1년간 국내 주식을 보유해야 한다는 조건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증시가 오르는 동안 국내 증시가 부진할 경우 기회비용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냉소적인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투자 환경이 매력적이지 않아 해외로 나갔는데 세제 혜택만으로 돌아오겠느냐”, “일부 대형주를 제외하면 상승 동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RIA 제도가 실질적인 외화 유입 효과를 내려면 제도 설계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RIA 계좌로 해외 주식을 매도해 국내 주식을 매수한 뒤 다른 계좌를 통해 다시 해외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유지할 수 있다는 ‘꼼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런 방식이 허용된다면 조세 손실만 발생하고 정책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가 추진하는 개인용 선물환 등 환헤지 상품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환율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충분한 소비자 보호 장치 없이 상품이 확산할 경우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세제 혜택보다 국내 증시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강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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