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글로벌 전략 허브' 지정 2년…비수도권 기업 56% 해외로 이끌다
볼보·유니레버 등 글로벌 25개 기관과 '맞손'... 31억 공동투자 유치 성과
"우물 안 7% 한계 깬다"…전국 19개 센터 잇는 '공유 인프라' 가동
김원경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오른쪽)가 지난 11월 유니레버 관계자와 스타트업의 오픈이노베이션 협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경기혁신센터 |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기혁신센터)가 수도권을 넘어 전국 유망 스타트업을 해외 대기업 및 자본과 연결하는 '글로벌 진출 전진기지'로 안착했다.
26일 센터에 따르면 올해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대기업 개념검증(PoC, Proof of Concept) 2건, 비밀유지계약(NDA, Non-Disclosure Agreement) 1건, 의향서(LOI, Letter of Intent) 2건 확보 △ Global Club Deal 등 총 31억원 규모 공동 투자 유치 △15개국 25개 기관 파트너십, 신규 MOU 10건 체결 등 성과를 냈다. 특히 참여기업 107개 사 중 56%가 울산, 부산, 전북 등 비수도권 기업이었다.
이는 경기혁신센터가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 전략 허브' 지정 이후 2년간 확보한 해외 인프라를 전국 19개 센터와 공유하며 '지역 경계 없는 지원 체계'를 이뤄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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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땅에 헤딩은 그만"…볼보·유니레버 수요 꿰뚫은 '정밀 매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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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나눔재단이 2023년 발간 자료를 보면,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비율은 7% 수준에 머물렀다. 싱가포르(90%), 이스라엘(80%) 등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현지 네트워크 및 파트너 발굴의 어려움'을 첫손에 꼽는다.
경기혁신센터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대기업의 본사와 직접 협업하는 '글로벌 톱티어 엘리베이터'(Global Top-tier Elevator)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라디알(Radial), 볼보(Volvo), 유니레버(Unilever) 등 글로벌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수요를 사전에 파악하고, 이에 부합하는 스타트업을 매칭하는 방식이다. 선발된 기업에는 제안서(PoC) 작성부터 계약 체결까지 전 과정에 걸친 밀착 멘토링이 제공됐다.
실질적인 성과도 잇따랐다. 울산창조경제혁신센터의 보육기업인 '(주)임팩티브에이아이'(Impactive AI)와 '(주)현성'은 미국 물류 대기업 라디알과 기술검증(PoC) 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거뒀다. 지역 스타트업이 경기혁신센터의 네트워크를 통해 북미 시장 진입의 물꼬를 튼 대표적 사례다. 이외에도 '(주)아라메소재'와 '(주)오아페'는 유니레버로부터 PoC 의향서(LOI)를 수령했으며, '(주)다바르'는 볼보와 기밀유지계약(NDA)을 맺고 기술 평가 단계에 진입했다.
지난달 4일 판교 창업존에서 열린 '2025 CCEI 글로벌 이노베이션 서밋'에서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과 글로벌 대기업 관계자들이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혁신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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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억 '성장 동력' 확보…해외 VC와 함께 키우는 '글로벌 클럽 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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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협력을 넘어 자금 확보를 위한 투자 연계도 활발하다. 경기혁신센터는 해외 파트너 벤처캐피털(VC)과 공동 투자하는 '글로벌 클럽 딜'(Global Club Deal) 모델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생성형 AI 기업 '(주)팩타고라'를 포함한 유망 기업들이 총 31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팩타고라의 경우 경기혁신센터가 글로벌 VC인 'Asia2G Capital', 'Plug and Play'와 동일한 기업 가치(Valuation)로 공동 투자하며 성장을 지원하는 협력 모델을 구축했다. 국내외 투자자가 함께 스타트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런 성과는 경기혁신센터가 지난 2년간 확장한 글로벌 네트워크 덕분이다. 센터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알케미스트 액셀러레이터'(Alchemist Accelerator), 벤처 네트워크 '드레이퍼 스타트업 하우스'(Draper Startup House) 등 전 세계 15개국 25개 기관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올해 체결한 신규 MOU만 10건에 달하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중국 쑤저우 등 주요 거점에 교두보를 마련했다.
지난달 판교 창업존에서 열린 '글로벌 펀딩 챌린지(Global Funding Challenge)'에서 우승을 차지한 (주)코넥트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경기혁신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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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바운드·아웃바운드 아우르는 '양방향 혁신 허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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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Outbound)뿐 아니라, 유망한 해외 스타트업을 국내로 유치하는(Inbound) 역할도 강화됐다. 올해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KSGC)를 통해 한국에 진출한 '(주)코넥트'는 경기혁신센터의 지원 속에 '글로벌 펀딩 챌린지' 우승과 5000만원의 선투자를 동시에 확정 지었다. 이는 해외 인재와 기술이 국내 창업 생태계에 융화되는 모범 사례로 꼽힌다.
김원경 경기혁신센터 대표는 "글로벌 전략 허브의 핵심 미션은 개별 기업이나 지역 센터가 독자적으로 뚫기 힘든 해외 시장의 진입 경로를 설계해 주는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경기센터가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전국 19개 혁신센터와 적극적으로 공유해, 지역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겠다"라고 강조했다.
경기=이민호 기자 leegij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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