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뉴스핌 언론사 이미지

내년 日증시 이끌 4개 테마...사나에노믹스·기업개혁·AI·엔저

뉴스핌
원문보기

내년 日증시 이끌 4개 테마...사나에노믹스·기업개혁·AI·엔저

서울맑음 / -3.9 °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2026년 일본 주식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상승을 이끌 네 가지 주요 테마로는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의 적극적인 재정 정책 '사나에노믹스', 기업 지배구조(거버넌스) 개혁, 인공지능(AI) 열풍, 그리고 엔저가 꼽힌다.

2025년 도쿄증권거래소 주가지수(TOPIX)는 미국의 관세 충격, 일본은행(BOJ)의 두 차례 금리 인상, 총리 교체로 인한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23%(25일 현재) 상승했다.

같은 기간 18% 상승한 미국 S&P500 지수를 웃도는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3년 만에 가장 큰 성과가 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증권사 스트래티지스트 5인이 예측한 2026년 말 TOPIX의 평균 예상치는 3822포인트로, 현재보다 약 12% 상승이 예상된다. 닛케이평균주가 또한 5만8040엔으로 1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 관계자들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일본 정부가 추진 중인 성장 투자 기조가 건설, 인프라, 에너지 관련주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AI 관련해서는 방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생성하는 '생성형 AI'에서 실시간 데이터를 받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피지컬 AI'로 초점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며, 로봇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BOJ가 추가 금리 인상을 탐색하는 가운데, 은행주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TOPIX(노란선) 상승률. 검정선은 S&P500, 회색은 MSCI지수, 파란선은 STOXX600 [자료=블룸버그]

TOPIX(노란선) 상승률. 검정선은 S&P500, 회색은 MSCI지수, 파란선은 STOXX600 [자료=블룸버그]


◆ 사나에노믹스

일본 헌정 사상 첫 여성 총리가 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미 국회를 통과한 18조엔 규모의 2025년도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국방, 기술, 재해 대응, 물가 대책 등 폭넓은 분야에 재정을 투입하고 있다. 그 효과가 2026년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한다.

또한 사상 최대 규모인 122조3000억엔에 달할 2026년도 예산안을 통해 AI, 반도체, 조선, 양자, 항공·우주, 사이버보안, 콘텐츠, 방재 등 17개 전략 분야를 강화하며, 총재 선거 당시 내세운 "Japan is back"을 대내외에 과시할 계획이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은 "다카이치 총리의 성장 전략으로 혜택을 받는 종목이 매우 많다"며 "경제와 주식시장 모두에 긍정적 효과가 있으며, 특히 반도체·인프라·건설 관련주는 큰 순풍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투자회사 폴라 캐피털은 전기요금 보조와 현금 지급 같은 정책이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높여 유통주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확장적 재정정책이 엔저와 국채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으로 중국과의 외교 긴장이 심화될 경우 주식시장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오른쪽)와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 [사진=블룸버그]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오른쪽)와 가타야마 사츠키 재무상 [사진=블룸버그]


◆ 거버넌스(지배구조) 개혁

일본의 기업지배구조 코드는 2026년에 개정될 예정이며, 주주 환원 확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번 개정에서는 다카이치 총리도 문제로 인식한 '기업의 과잉 현금 보유'가 초점이 될 전망이다.

폴라 캐피털은 "금융청과 도쿄증권거래소가 일정 수준 이상의 현금을 보유한 기업에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남는 자금을 주주환원이나 성장 투자에 돌린다면 일본 주식의 매력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자금은 기업 재편으로 이어져, 일본에서 증가세인 M&A 시장을 더욱 활성화시킬 가능성도 있다. 모건스탠리MUFG증권은 "단순히 재무구조 조정에 그치지 않고, 수익성 향상 노력이 가속화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일본 내에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그들이 투자 대상 기업에 보낸 서한이나 주주 제안 건수는 올해 171건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이어지는 AI 열풍

대형 테크 기업의 과잉 투자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으나, AI와 데이터센터 수요는 내년에도 확대될 전망이다. 주가 과열 우려 속에 소프트뱅크그룹 등 일부 AI 관련주는 최근 2개월간 조정을 받았지만, 연초 대비 상승률은 여전히 90%를 웃돈다.

오카사 증권은 "AI 테마는 장기적으로 주목받겠지만 주된 무대는 변할 것"이라며, 로봇·의료 분야 등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는 기업이 2026년 유망 투자처라고 말했다. 엔비디아와의 협업으로 산업용 로봇에 AI를 탑재한다고 발표한 화낙 주가는 약 20% 상승했다.

반면 프랭클린 템플턴은 "AI 관련 종목의 비중이 지수 내에서 과도하게 높아져 투자 선택이 신중해야 한다"며, "AI는 막대한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고 불확실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AI 관련주 연초래 등락률. 후지쿠라(노란선), 어드밴테스트(검정선), 소프트뱅크그룹(회색선), 화낙(파란선) [자료=블룸버그]

AI 관련주 연초래 등락률. 후지쿠라(노란선), 어드밴테스트(검정선), 소프트뱅크그룹(회색선), 화낙(파란선) [자료=블룸버그]


◆ 엔저

2025년 엔화 환율은 다수의 시장 참여자 예상보다 훨씬 약세로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동차, 종합상사 등 환차익이 발생하는 수출주에 호재로 작용했다.

미쓰비시UFJ신탁은행은 BOJ가 완만한 금리 인상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이러한 흐름이 2026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간 금리 인상은 약 2회 정도로 예상되며, 달러/엔 환율은 150~160엔 수준으로 전망했다. 대형 수출주가 시장 평균을 웃도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게 유지되어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프랭클린 템플턴은 "은행의 수익성이 시장에서 아직 과소평가되고 있다"며, "낮은 밸류에이션 덕분에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JP모간증권은 "달러/엔 환율이 165엔을 초과할 정도의 과도한 엔저가 진행된다면, 실질소득 증가가 억제되어 일본 주식시장에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goldendog@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