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달러·엔 환율 160엔 돌파 기로…월가, 엔화 약세 전망 확산

이데일리 성주원
원문보기

달러·엔 환율 160엔 돌파 기로…월가, 엔화 약세 전망 확산

속보
김건희특검, '관저이전 특혜' 김오진 전 국토차관 구속기소
JP모건·BNP파리바 "내년말 달러당 160~165엔"
美日 금리차·자본 유출·캐리 트레이드 압력 지속
BOJ 점진적 긴축에도 펀더멘털 약세 지속 우려
엔·달러 환율 추이 (단위: 엔, 자료: CFTC, 그래픽=블룸버그통신)

엔·달러 환율 추이 (단위: 엔, 자료: CFTC, 그래픽=블룸버그통신)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일본은행(BOJ)의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에도 엔화 약세 전망이 월가에서 확산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2026년 말까지 달러당 160엔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와 BNP파리바 등 주요 투자은행 전략가들은 엔화가 내년 말 달러당 160엔 또는 그 이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 마이너스 실질금리, 지속적인 자본 유출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JP모건의 다나세 준야 수석 일본 외환 전략가는 “엔화의 펀더멘털은 상당히 약하다”며 “내년에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엔·달러 환율 전망치로 164엔을 제시했다.

엔화는 지난 2021~2024년 4년 연속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인 후 올해는 달러 대비 0.8% 수준의 강보합세를 나타내는 데 그쳤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엔화는 지난 4월 달러당 140엔 근처에서 거래되며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일본 내 정치 지형 변화로 인한 재정 리스크로 약세를 보였다.

연도별 엔·달러 환율 등락률 추이 (단위: %, 그래픽= 블룸버그통신)

연도별 엔·달러 환율 등락률 추이 (단위: %, 그래픽= 블룸버그통신)


최근 엔화는 달러당 155~156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최저치인 158.87엔에서 멀지 않은 수준이다.

익일물 금리 스왑 시장은 다음 일본은행 금리 인상 시점을 내년 9월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일본은행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어 일본 국채에 압력을 가하는 상황이다.


캐리 트레이드도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저금리 엔화를 빌려 브라질 헤알이나 터키 리라 같은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전략이 활발해지면서 엔화 반등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BNP파리바의 파리샤 사임비 신흥국 아시아 외환·금리 전략가는 “내년 글로벌 거시 조건은 위험 선호 심리에 우호적일 것”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캐리 전략이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해외 투자 흐름도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투자신탁을 통한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기록한 10년 최고치인 9조4000억엔(약 87조4000억원) 근처를 유지하고 있다.


후쿠오카파이낸셜그룹의 사사키 도루 수석 전략가는 “엔화 약세 상황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며 “일본은행이 금리를 공격적으로 인상하지 않고 실질금리가 여전히 마이너스”라고 지적했다. 그는 내년 말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이 165엔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엔화가 과거 당국 개입을 촉발했던 수준 근처에서 거래되면서 개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가타야마 사츠키 일본 재무장관 등 당국자들은 과도한 투기적 외환 움직임에 대한 경고를 강화했다. 하지만 분석가들은 개입만으로 엔화 약세 추세를 바꾸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BNY의 위 쿤 총 선임 아시아태평양 시장 전략가는 “시장 완화 조치만으로는 엔화 약세 추세를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시장의 초점은 일본 정부의 재정 전략에 있다”고 말했다.

(사진=AFP)

(사진=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