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값 1년 새 8.3%↑ 서민 밥상 '비명'
먹거리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서민 밥상에 빠지지 않는 계란 가격이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동안 6000원대에 머물던 계란 가격은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7000원 선을 넘어섰다.
25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계란 특란 한 판(30개)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지난주부터 7000원을 상회했다. 지난 23일 기준 가격은 701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평년 가격(6471원)보다 8.3% 비싸다.
산지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 기준으로 지난 23일 계란 특란 30개 산지 가격은 5215원으로, 작년과 평년 대비 각각 8.5% 높은 수준이다. 계란 가격 상승세는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지난달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에서 계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7.3% 상승해, 전체 축산물 평균 상승률(5.3%)을 웃돌았다.
가격이 오르는 가운데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동절기 산란계 농장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 건수는 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건 늘어 사실상 두 배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동절기 AI 발생으로 살처분된 산란계는 이미 300만 마리에 달한다. 전국 하루 계란 생산량이 약 5000만 개인 점을 고려하면, 살처분으로 인해 전체 생산량의 3~4%가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수급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초 계란 가격이 4년 만에 7000원을 넘자 농가들이 산란계 입식을 늘렸고, 이달 계란 생산량은 평년보다 많고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살처분 규모가 500만 마리를 넘어서면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산란계 500만 마리가 살처분될 경우 하루 계란 생산량이 약 300만 개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AI 확산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25일 경기 평택의 산란계 농장(25만 마리 사육)에서 H5형 항원이 검출됐고, 하루 전인 24일에는 경기 안성시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돼 11만9천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보다 앞서 지난 23일에는 충북 음성군 산란계 농장(8만 5000마리 사육), 18일에는 충남 보령시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지난 10일에도 충남 천안과 경기 안성의 산란계 농장에서 AI가 확인되는 등, 주요 산란계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인애 기자 l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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