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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뷰] 中日 영화 리메이크한 ‘만약에 우리’ VS ‘오세이사’…연말 극장가 승자는?

디지털데일리 조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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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뷰] 中日 영화 리메이크한 ‘만약에 우리’ VS ‘오세이사’…연말 극장가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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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뷰’는 OTT시리즈, 영화, 드라마 등 국내 플랫폼에서 서비스되는 다채로운 콘텐츠를 사회·문화적으로 해석하고 주관적인 시각으로 분석하는 코너입니다. <편집자 주>

영화 ‘아바타:불과 재’가 독식한 극장가에 해외 영화를 리메이크한 로맨스 영화 두편이 잇따라 개봉한다. 중국 영화 ‘먼 훗날 우리’를 리메이크한 구교환 문가영 주연 ‘만약에 우리’와 동명의 일본 영화를 리메이크한 추영우 신시아 주연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다. 두 작품 모두 해외 흥행작을 한국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 그동안 극장가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로맨스물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구교환·문가영의 어른 멜로 ‘만약에 우리’

31일 개봉하는 영화 ‘만약에 우리’는 도망칠 수 밖에 없었던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는 어른 멜로다. 한때 삶의 전부였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서로를 떠나보낸 옛 연인이 우연히 재회하면서 마음 속 응어리를 토로하며 ‘어른스럽게 잘 헤어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방 출신인 대학생 은호(구교환 분)는 귀향길 버스에서 만난 또래 정원(문가영 분)에게 호감을 느낀다. 도로유실사고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같은 고향, 타향살이, 비슷한 또래라는 공통점을 갖고 서서히 가까워진다.

보육원 출신인 정원의 꿈은 건축사지만 현실은 한 뼘 빛도 보기 힘든 고시원에서 생활한다. 게임 개발자가 되고 싶은 은호 역시 좀처럼 공모전에 합격하지 못한다. 서로에 대한 애틋함이 있던 두 사람은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고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한다.




청춘의 사랑은 봄비처럼 촉촉하게 마음을 적셨지만 현실의 벽은 차갑고 냉정했다. 아버지의 병환으로 채 졸업도 하지 못한 채 회사에 취직한 은호, 편입공부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정원은 가난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지쳐간다. 특히 이미 취업해 자리잡은 친구들에 비해 여전히 시궁창같은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한 은호의 열등감이 큰 폭으로 자라나고 결국 두 사람은 헤어진다.

영화는 여러 상징을 통해 대도시에서 꿈과 사랑, 자신을 잃어가는 청춘의 모습을 은유한다. 정원을 위해 창문 가득 햇볕을 쐬게 하고 선풍기 바람을 양보할 정도로 아끼고 보듬었던 은호는 어둠 속에서 홀로 선풍기 바람을 쐬며 자기만의 동굴에 스스로를 가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에서 위트있는 유머를, 영화 ‘탈주’에서 날카롭고 치명적인 매력을 선보였던 배우 구교환은 기존의 얼굴을 지우고 어리석고 서투른, 20대 첫사랑의 실패를 표현한다. 문가영은 이 작품을 통해 명실공히 ‘멜로퀸’으로 거듭났다. 대표작인 JTBC ‘사랑의 이해’(2023)에서 보여준 말간 얼굴과 단단하고 차분한 눈빛으로 작품의 기둥 역할을 해낸다.




정원의 싸이월드 배경음악인 가수 임현정의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2003)이 반복되며 실패한 첫사랑을 상기한다는 점, 성인이 된 두사람이 재회한다는 점에서 영화는 ‘건축학개론’ (2012)을 연상케 한다. 다만 세월이 흘러 베트남 여행지에서 우연히 만난 두사람이 옛 추억을 곱씹으며 현재를 통해 ‘좋은 이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은호 역의 구교환은 지난 19일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잘 이별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며 “영화의 결론은 해피엔딩”이라고 해석했다. 배우 출신으로 ‘82년생 김지영’을 연출한 김도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고교생이 된 추영우·신시아의 ‘인스타그래머블’ 멜로 ‘오세이사’




24일 개봉한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는 일본 작가 이치조 미사키의 2019년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자고 나면 전날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에 걸린 여고생과 친구들과 내기 때문에 얼결에 고백한 동갑내기 남고생의 설레는 사랑 이야기를 그렸다.

지난 2022년 11월 개봉해 소리없이 120만 관객을 모은 동명 일본 영화의 리메이크작이기도 하다. 원작을 수입한 바이포엠스튜디오가 한국 리메이크작의 배급을 맡고 배우 신시아가 기억상실증에 걸린 서윤을, 추영우가 서윤에게 고백한 재원을 연기한다.

사고를 당한 뒤 자고 나면 전날의 기억을 잃어버리는 서윤은 친구들의 장난으로 거짓 고백을 한 재원과 교제를 시작한다. 서윤은 매일 일기를 쓰면서 재원과의 시간을 간직하기 위해 애쓴다.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별로 없음을 직감한 재원은 서윤에게 행복한 기억을 남기기 위해 노력한다.





짧은 시간 촬영했다는 영화는 원작의 풋풋한 감성을 ‘인스타그래머블’한 화면으로 급조한 듯한 인상을 남기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통창 스터디 카페, 네컷 사진 촬영, 코인노래방, 오락실의 펌프 등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데이트 코스는 이 영화의 타깃 관객층인 10대들에 친숙한 장소다. 다만 원작의 서정성이 대폭 축소된 탓에 감동도 그만큼 줄어들었다.

영화 ‘마녀 파트2. 디아디원’(魔女 Part2. The Other One)과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에서 180도 다른 연기를 선보인 배우 신시아는 이 작품에서 풋풋한 10대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요즘 대세 추영우는 드라마 ‘견우와 선녀’에 이어 다시금 교복을 입었다.




다만 큰 키와 근육질 체격 때문에 교복 입은 모습에서 이질감이 느껴진다.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로 올해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한 김혜영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24일 개봉 후 크리스마스 당일 약 5만 관객(55,949명,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이하 동일)이 관람한 '오세이사'는 현재 누적관객 수 18만(18만 2071명)명을 기록, '아바타:불과 재'와 '주토피아'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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