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5일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이사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내년 초 방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할 경우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통한 추가 방위력 강화 방침을 전할 것이란 예상이 현지 언론에서 나왔다.
26일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내년 3월 미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하는 방향으로 미 측과 조정 중이라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하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3대 안보 문서는 국가안전보장전략, 국가방위전략, 방위력 정비계획 등 일본 방위 정책의 뼈대를 이루는 문서를 뜻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 10월24일 첫 국회 연설부터 방위력 강화를 목표로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검토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달 23일 교도통신 가맹 언론사 편집국장 모임에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을 거론하고 “안보 환경이 상당히 변화하고 있다”며 3대 안보 문서 개정 논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최근 핵잠수함 도입 시사 발언을 하면서 이 역시 정상회담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현재 일본 3대 안보 문서에는 ‘비핵 3원칙’(핵무기 보유·제조·반입 금지)을 “견지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다카이치 총리와 집권 자민당은 미국의 확장억제(핵우산)를 고려해 비핵 3원칙 중 반입 금지 규정을 바꾸려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방미 시기를 내년 3월로 조율 중인 것은 그해 4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미중 정상회담’ 가능성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고 요미우리는 전했다. 요미우리는 “중국 측이 (미중 회담시) 일본과의 관계를 의제로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 전에 일중 관계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입장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를 얻고 싶은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달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일 간 긴장이 고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특별히 일본 측 손을 들어주진 않았다. 이달 초 중국군 전투기가 일본 자위대기를 상대로 레이더를 조사(겨냥해 비춤)해 양국이 군사 갈등까지 나아갔을 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공개 발언을 하지 않았다.
요미우리는 다카이치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시 “미국의 관세 조치를 둘러싼 미일 합의의 꾸준한 이행도 확인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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