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달라, 후회한다”… ‘저속노화’ 정희원, 스토킹 고소 여성에 문자

‘저속노화’ 전문가로 알려진 정희원 박사가 스토킹 혐의로 고소한 여성 A씨에게 뒤늦게 사과와 회유가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정희원 박사(서울시 제공)

A씨를 대리하는 법무법인 혜석은 26일 정 박사가 지난 19일 A씨에게 보낸 문자 내용을 전격 공개했다. 공개된 메시지에 따르면 정 박사는 “살려주세요”, “저도, 저속노화도, 선생님도 다시 일으켜 세우면 안 될까요?”라며 호소했고, 특히 스토킹 신고 당일인 10월 20일의 일을 “정말 후회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혜석 측은 정 박사가 문자를 보내기 전 A씨의 부친에게 전화해 10여 분간 비난을 쏟아내는가 하면, 직접적인 연락 금지 요청을 무시한 채 카카오톡과 전화 시도를 이어갔다고 주장했다. 대리인 측은 이러한 행위가 언론 보도를 막기 위한 급박한 회유이자 그 자체로 또 다른 스토킹 행위라고 비판했다.

양측의 고용 관계에 대한 반박도 제기됐다. 정 박사는 A씨를 ‘연구원 동료’라고 지칭했으나, 실제 고용계약서상 A씨는 연구 보조 업무가 아닌 정 박사의 개인적 대외활동을 전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혜석은 이를 근거로 두 사람이 대등한 동료 관계가 아닌 명백한 상하 관계였다고 설명했다.

사건의 본질에 대해 혜석 측은 저작권 침해를 넘어 고용관계를 기반으로 한 위력에 의한 성적·인격적 착취라고 규정했다. 특히 정 박사가 A씨에게 가학적인 여성상을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점을 들어, 권력자가 자신의 성적 취향을 충족시키기 위해 피용자에게 특정 역할을 강요한 전형적인 구조라고 강조했다.

정희원씨는 지난 19일 오후 6시 56분부터 오후 7시 26분까지 5회에 걸쳐 "선생님", "살려주세요", "저도, 저속노화도, 선생님도.", "다시 일으켜 세우면 안될까요?" 등의 문자 메시지를 A 씨에게 보냈다. /법무법인 혜석 제공

오귀환 기자(og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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