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콘서트는 시작일 뿐”…K콘텐츠가 바꾼 ‘한국 여행’ 공식

이데일리 이민하
원문보기

“콘서트는 시작일 뿐”…K콘텐츠가 바꾼 ‘한국 여행’ 공식

속보
특검, '명품 선물 의혹' 김기현 배우자 내일 재소환
외국인 10명 중 9명, 방한 계획
K콘텐츠 소비, 실제 여행으로
5년간 생산 유발 1.4조원 도달
재구매·충성고객 빠르게 증가
공연 넘어 로컬 체험 확산세
체류형 관광으로 구조 전환
6월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 축제 ‘2025 BTS 페스타’에서 외국인 여행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월 13일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데뷔 12주년 기념 축제 ‘2025 BTS 페스타’에서 외국인 여행객들이 기념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K콘텐츠를 소비한 외국인 열 명 중 아홉 명이 한국 여행을 계획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팝 공연 관람이 일회성 방문이 아닌 반복 가능한 관광 수요로 전환되며 최근 5년간 1조 40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를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됐다.

놀유니버스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5 NOL 웨이브 리포트’를 발간했다. 외국인 대상 글로벌 플랫폼 ‘NOL월드’ 데이터를 바탕으로 K콘텐츠 소비가 한국 방문과 관광 소비로 확장되는 흐름을 분석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NOL월드 이용자 1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3.1%가 K콘텐츠로 인해 한국 여행을 검색하거나 계획하는 등 행동 변화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콘텐츠 소비가 실제 방한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데이터로 확인된 셈이다.

경제파급력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최근 5년간 NOL월드를 통한 외국인 공연 구매 매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결과, 생산유발효과는 약 1조 4000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약 6000억 원으로 추정됐다. 고용유발효과는 약 8200명에 달한다.

‘2025 NOL 웨이브 리포트’에 포함된 K콘텐츠 판매 비중 및 구매 건수 통계 (사진=2025 NOL 웨이브 리포트)

‘2025 NOL 웨이브 리포트’에 포함된 K콘텐츠 판매 비중 및 구매 건수 통계 (사진=2025 NOL 웨이브 리포트)


고객 저변 확대와 함께 충성도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지난 5년간 NOL월드를 통해 166만 명의 외국인이 K콘텐츠를 소비했다. 거래액은 연평균 133%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1년 대비 약 30배 증가했다. 2회 이상 재구매 건수는 2021년 대비 8배, 5회 이상 구매한 로열 고객은 같은 기간 27배 늘어났다. 첫 구매 고객 비중이 2021년 56%에서 2025년 43%로 낮아진 점도 눈에 띈다. 신규 유입과 기존 고객의 재방문이 함께 늘어나는 ‘이중 성장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게 NOL월드의 설명이다.

콘서트가 전체 판매의 80%를 차지하며 핵심 카테고리로 자리했다. 뮤지컬(8%), 전시·행사(8%), 스포츠(2%)가 뒤를 이었다. 다만 카테고리별 연평균 성장률을 보면 스포츠가 1104%로 가장 높았고, 전시·행사(398%), 연극(243%), 클래식·오페라(226%) 순으로 집계됐다. 콘서트 외 문화·라이프스타일 영역으로 확장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주요 구매 국가는 중국, 일본, 대만, 미국, 필리핀 순이다. 중국은 2위인 일본보다 3배 높은 비중을 보이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나타냈다. 여성 고객 비중은 남성보다 약 6배 높았다.

공연을 계기로 한국을 찾은 여행자들은 단순 관람을 넘어 ‘로컬 체험 여행’으로 소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공연 티켓 구매 후 2개월 내 추가 구매 데이터를 살펴보면 렌터카, 투어, 와이파이·유심, 파크&어트랙션, 뷰티 상품 순으로 높은 구매율을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장소도 전통 관광 명소보다 한국인이 즐겨 찾는 로컬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좋아요’가 많은 장소를 카테고리별로 보면 관광지에서는 하이브·광장시장·현대백화점 더현대 서울 순이었다. 음식점·카페에서는 금돼지식당·명동교자 본점·런던 베이글 뮤지엄, 팝업·이벤트에서는 K푸드 페스티벌·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서울달 순으로 나타났다.


장기 체류 수요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응답자의 70.8%가 7일 이상 장기 체류를 희망했으며 이상적인 기간으로 ‘1~2주’(40.8%)를 꼽았다. ‘4~5일’(27%)과 ‘한 달 이상’(19%)이 뒤를 이었다. K팝 외에 한국에 매력을 느끼는 요소로는 음식 및 요리 경험(26.6%)과 전통 문화(25.8%)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최근 6개월간 소비한 K콘텐츠 유형은 K드라마(17.8%), K팝(17.4%), 영화(14.7%), 예능·버라이어티(14.1%), 먹방(12.1%), 뷰티·패션(10.9%) 순으로 고르게 분포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외국인 고객 중 49.2%가 서울 외 지역을 여행한 경험이 없거나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방 관광의 가장 큰 장벽으로는 ‘정보 부족’(28.4%)과 ‘이동의 불편함’(22.4%)이 꼽혔다. 여행 정보의 주요 획득 경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40%)와 유튜브(18.5%)에 집중된 점은 시각적이고 실시간성이 높은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철웅 놀유니버스 대표는 “K콘텐츠는 더이상 마케팅 자산이 아니라 한국 관광의 흐름을 설계하는 출발점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콘텐츠·데이터·플랫폼을 연결해 K컬처가 관광과 산업으로 확장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