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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0대 뉴스] 개발사 파산으로 멈춘 '가디스오더', 끝까지 유저 챙긴 카카오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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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0대 뉴스] 개발사 파산으로 멈춘 '가디스오더', 끝까지 유저 챙긴 카카오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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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원빈 기자]
가디스오더.

가디스오더.


2025년에도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고, 반대로 수많은 게임이 사라졌다.

호연, 슈퍼바이브, 블레이드앤소울2, 어비스 오브 던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신의 탑M 위대한 여정, 이스6 온라인 등 출시 당시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게임들이 서비스 종료 소식을 알렸다.

게임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어 서비스 종료를 선언하는 사례는 지극히 일반적이다. 소식을 접한 게이머들의 반응은 "이 게임이 드디어 갔네", "예상했는데 꽤 오래 버텼네" 등이 대다수다.

하지만 카카오게임즈 '가디스오더'의 업데이트 종료 소식은 충격이었다. 개발사 픽셀트라이브는 서비스 5주 만에 업데이트 종료, 사실상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자금난으로 예정된 모든 업데이트를 운용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가디스오더는 지스타 2022에서 게이머들과 미디어의 폭발적인 기대감을 얻었다. 그러나 론칭 버전은 달랐다. 도트 그래픽은 수려했지만 어울리지 않은 서브컬처 게임 형식의 비즈니스 모델, 개연성 부족한 스토리 흐름, 형편 없는 콘텐츠 볼륨, 매력을 찾아보기 힘든 전투 액션을 확인한 게이머들은 가디스오더에 실망감을 표했다.

가디스오더 개발진은 이를 인정하고 개선 작업에 나섰다. 신규 캐릭터를 포함해 다양한 업데이트 로드맵도 던졌다. 신규 캐릭터들의 트레일러도 순차적으로 공개됐다. 가디스오더를 즐기던 게이머들은 믿고 기다렸다.


그러나 돌연 업데이트 중단 소식이 전해진 것. 가디스오더가 정해진 분량을 소화하는 콘솔 게임이 아니니까 말만 다를 뿐이지 사실상 서비스 종료 선언이었다. 유저들은 배신감에 분노를, 가디스오더를 즐기지 않은 게이머들은 조롱을 표했다.


충격은 게이머들에게만 미치지 않았다. 당시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는 "개발사 픽셀트라이브로부터 자금 사정 및 경영상의 문제로 향후 예정된 업데이트와 유지 보수가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퍼블리셔와 게임 콘텐츠를 제공하는 개발사의 합의가 아닌 개발사의 일방적 통보였던 것이다.

배정현 픽셀트라이브 대표는 "출시 직후 긍정적 지표와 달리 사용자 수와 매출이 하루가 다르게 급감했다. 게임을 되살리기 위해 신규 투자 유치와 구조조정 등 모든 방법을 검토했으나 끝내 파산 절차를 밟게 됐다"고 밝혔다. 이후 12월 7일 수원회생법원 제2부(법원장 김상규)는 이달 4일 픽셀트라이브 파산을 선고했다.


가디스오더에 유료 상품을 결제한 유저들은 서둘러 환불 절차를 밟았다. 픽셀트라이브 공지대로 이행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수년간 게임업계에 먹튀 사건이 난무했던 만큼 게이머들은 가디스오더도 먹튀일 것이라며 질책했다.

전전긍긍한 유저들의 구원자는 카카오게임즈였다. 카카오게임즈는 유저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인앱결제 등 유료 콘텐츠 판매를 중단하고 환불을 요청하는 유저들에게 전액 환불을 해주는 등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반적으로 가디스오더를 즐기던 유저들뿐만 아니라 게스트 계정으로 즐기다가 게임이 삭제되어 접속을 하지 못하는 유저들의 결제 내역도 전액 보상했다.



픽셀트라이브의 갑작스러운 폐업은 퍼블리셔와 유저 모두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유저들은 다행히 경제적인 타격 없이 지나갔지만 카카오게임즈는 앞으로의 사업 방향성에 큰 고민거리를 안겼다.

카카오게임즈는 그동안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배틀그라운드, 패스 오브 엑자일 등 외부 개발작 퍼블리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자체 개발 역량 부족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외부 개발사의 의존도를 높인 셈이다. 가디스오더 사태는 개발사의 위기가 곧 서비스의 위기로 직결된다는 리스크를 입증했다. 이는 카카오게임즈뿐만 아니라 퍼블리싱 사업을 펼치는 다른 게임사들에게도 보완책 강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최근 게임 산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각종 연구기관 데이터에 따르면 게임을 즐기는 인구는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출산률 저하, 핵심 세대의 노령화, 차세대 디바이스 개발 지연, 식상한 게임성 등 이유는 다양하다. 게다가 갈수록 악화되는 세계 경제 속에서 문화 콘텐츠 소비력이 줄어드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개발 비용 급증으로 과감한 도전을 펼치기엔 게임사들이 짊어지는 리스크도 커졌다. 결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게임을 선별하는 것이 퍼블리셔의 1차 해결책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년 '크로노 오디세이'를 필두로 다양한 신작을 선보인다. 가디스오더의 아픔을 이겨내고 새로운 도약의 해를 맞이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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