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도 안은진답게…‘키스는 괜히 해서!’로 증명한 존재감[지금 이 스타]

‘키스는 괜히 해서!’ 안은진. 사진 ㅣSBS

배우 안은진이 로맨틱 코미디 장르까지 안정적으로 소화하며 ‘대체 불가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안은진은 그간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존재감을 쌓아왔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추민하, MBC ‘연인’의 유길채 등은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안은진을 대표하는 캐릭터로 남았다. 작품마다 인물의 결을 섬세하게 살려내는 소화력은 그를 ‘다음 행보가 궁금한 배우’로 만들었다.

25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키스는 괜히 해서!’는 그에게 첫 로맨틱 코미디 도전이었다. 그가 연기한 고다림은 밝고 생활력이 강한 인물로, 현실적인 고민과 감정의 진폭을 동시에 안고 있는 캐릭터다. 안은진은 이 인물을 단순한 로코 주인공이 아닌, 성장 서사를 지닌 입체적인 여성으로 완성했다.

극 초반 취업난에 부딪히는 청년의 불안과 좌절, 이후 사랑과 생계 앞에서 흔들리는 감정, 그리고 스스로 삶의 방향을 선택하는 과정까지 고다림의 변화는 비교적 설득력 있게 그려졌다. 이는 감정의 과잉이나 설정에 기대기보다,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인물의 태도를 차분히 쌓아 올린 안은진의 연기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생계를 위해 위장취업을 한 뒤 과거 인연과 재회하는 장면에서는 안은진의 강점이 두드러졌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 애쓰면서도 결국 드러나는 불안과 끌림, 죄책감을 절제된 표현으로 담아내며 극의 중심을 잡았다. 로맨스 장면에서도 과도한 설정보다는 표정과 호흡으로 감정을 전달하며 장기용과의 연기 호흡을 자연스럽게 살렸다.

‘키스는 괜히 해서!’는 방영 기간 동안 평일 드라마 시청률 상위권을 유지했고, 글로벌 OTT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 작품의 흥행 요인을 단일 배우에게 귀속할 수는 없지만, 안은진이 극의 분위기와 서사를 안정적으로 이끈 축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적다.

로맨틱 코미디는 배우의 이미지 소모가 빠른 장르이기도 하다. 그러나 안은진은 캐릭터를 소비하는 대신 확장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그가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는 배우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로코까지 무리 없이 흡수한 안은진의 다음 선택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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