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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탔다가 빈대에 물린 가족…항공사들 상대로 "3억 물어내라"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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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탔다가 빈대에 물린 가족…항공사들 상대로 "3억 물어내라"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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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드러기·발진 피해…사진·영상 법원 제출
항공권은 델타, 운항은 KLM…책임 공방 예고
미국에서 유럽으로 향하던 국제선 여객기에서 빈대에 물려 피해를 보았다며 승객이 미·유럽 항공사들을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5일 연합뉴스는 NBC 방송 등을 인용해 항공기에 탑승했다 빈대에 물려 몸통과 사지 전체에 가려운 물집과 발진이 생긴 한 가족이 거액의 손해배상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픽사베이


앞서 지난 3월 미국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는 로물로 앨버커키 씨는 아내와 두 자녀와 함께 델타항공을 이용해 로어노크에서 애틀랜타로 이동한 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향하는 KLM 항공 여객기에 탑승했다. 문제는 암스테르담행 비행이 시작된 지 약 2시간 후 발생했다. 앨버커키 씨 가족은 "벌레가 몸 위를 기어 다니고 물리는 느낌을 받았다"며 "옷 위와 좌석 틈에서 빈대들이 움직이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고 소장에서 밝혔다. 가족은 즉시 승무원에게 상황을 알렸지만, 승무원으로부터 "다른 승객들의 패닉을 유발할 수 있으니 목소리를 낮춰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뚜렷한 조치는 없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앨버커키 씨 가족은 빈대가 좌석과 의복 위를 기어 다니는 장면, KLM이 제공한 음료용 냅킨 위에 놓인 죽은 벌레들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해 법원에 제출했다. 이들은 빈대에 물린 뒤 몸통과 팔다리 전반에 걸쳐 심한 가려움증과 부종, 두드러기,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항공편은 유럽 항공사인 KLM이 실제 운항했지만, 항공권은 미국 항공사 델타의 '스카이마일스(SkyMiles)' 프로그램을 통해 구매됐다. 이에 앨버커키 씨 가족은 KLM과 델타항공을 상대로 총 20만 달러(약 3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과거에도 유사 소송도 잇따라…기내 위생 관리 논쟁 재점화
항공기 내 위생 문제를 둘러싼 분쟁은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 앞서 2017년에는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국제선에서 빈대에 물렸다고 주장한 승객이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2023년에는 프랑스 전역에서 빈대 확산 논란이 불거지며 일부 항공편과 열차에서 빈대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항공기 내 위생 문제를 둘러싼 분쟁은 이미 과거부터 논란이 일어 왔다. 픽사베이

항공기 내 위생 문제를 둘러싼 분쟁은 이미 과거부터 논란이 일어 왔다. 픽사베이


당시 에어프랑스(Air France)와 프랑스 국영철도(SNCF)는 "정기적인 방역과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며 대규모 확산설을 부인했지만, 항공기·대중교통 내 위생 관리에 대한 소비자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빈대는 사람의 의복이나 수하물을 통해 쉽게 옮겨 다닐 수 있어 호텔뿐 아니라 항공기, 열차 등 밀폐된 공간에서도 발견될 가능성이 있다"며 "항공사 차원의 철저한 점검과 문제 발생 시 신속하고 투명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항공권 판매 구조(실제 운항사와 판매 항공사가 다른 경우)에서의 책임 범위와 기내 위생 관리 기준을 둘러싼 법적 판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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