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하고 또 사야 한다”…코스피200 수시변경 비효율
"HD현대인프라코어, 지수 편출 여파로 괴리율 확대"
21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5 국제조선 및 해양산업전'에서 관람객들이 HD현대인프라코어 부스를 찾아 DX15, DX22 등 전자식 엔진을 둘러보고 있다. 2025.10.2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유안타증권은 KOSPI200 수시변경과 관련해 한국거래소 결정이 합병 준칙과 지수 대표성 측면에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26일 지적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는 HD현대건설기계(267270)와의 합병으로 상장폐지돼 오는 29일부터 거래가 정지된다. 기존 주주들은 HD현대건설기계 주식 0.1621707주를 받고, 신주 매매는 내년 1월 26일부터 가능하다.
거래소는 지난 19일 KOSPI200 구성 종목이던 HD현대인프라코어의 KOSPI200 편출과 HD현대마린엔진(071970)의 대체 편입을 발표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OSPI200 종목을 흡수합병하는 법인인 HD현대건설기계가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거래소는 HD현대마린엔진을 대체 편입 종목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수시변경 시 편출 종목의 산업군 내에서 하반기 정기변경 당시 편입에 실패한 예비 1순위 종목을 우선 고려한다는 조항을 적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다만 합병의 경우에는 별도의 하위 조항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번 결정이 합병 준칙과 배치된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KOSPI200 방법론에는 합병 법인의 기존 종목 승계 편입이 원칙이다. MSCI, FTSE, S&P 500 지수도 기존 구성종목을 합병하는 종목의 편입을 우선시하고 있다.
고 연구원은 "지수 변동성을 완화하고 시장 벤치마크로서의 대표성을 강화할 수 있는 준칙 하에 운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OSPI200과 동일한 방법론을 적용하는 KOSDAQ150 지수는 지난 2022년 11월 코리아센터가 다나와에 흡수합병되면서, 비구성 종목이던 다나와가 KOSDAQ150에 편입된 바 있다. MSCI 지수는 2021년 메리츠화재 합병 당시 비구성 종목이던 메리츠금융지주를 편입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편출과 HD현대마린엔진의 대체 편입 결정으로 불필요한 대규모 거래도 발생한다.
HD현대인프라코어를 흡수합병한 HD현대건설기계가 지수에 편입될 경우, 패시브 자금은 기존 보유 물량을 기반으로 약 221억 원 규모의 증분 매수만 발생하면 되지만 HD현대마린엔진이 신규 편입되면서 약 420억 원의 신규 매수 수요가 발생하고, 합병을 감안하지 못한 HD현대인프라코어 물량은 약 364억 원 규모로 청산 매도돼야 한다.
시가총액 기준에서도 논란은 이어진다. KOSPI 대표 지수라는 측면에서 합병 법인이 오히려 지수 대표성에 부합해서다.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 합병 법인의 시가총액은 약 4조 5300억 원으로, 이번에 대체 편입된 HD현대마린엔진의 3조 1600억 원을 상회한다.
이번 수시변경으로 합병 법인이 지수에서 빠지더라도, 내년 6월 정기변경에서 재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현재의 청산과 향후 재매수가 반복되는 비효율적인 절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 연구원은 "해석에 대한 차이는 존재하지만, 우선은 거래소의 기존 수시변경 발표에 입각한 수급적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며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할인율 괴리 측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HD현대인프라코어는 KOSPI200 편출 청산에 대한 부분으로 HD현대건설기계 대비 괴리율은 크게 증가했다"며 "과거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 과정에서 나타난 괴리율이 2%대 후반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할인 폭은 이례적으로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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