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서 기자(=무안)(pokro@naver.com)]
국립목포대학교(총장 송하철)와 국립순천대학교(총장 이병운)의 통합을 위한 구성원 찬반투표 결과가 부결로 결론났다.
양 대학의 통합 논의는 올 한 해 전남권 고등교육 및 지역 의료 인프라 재편의 핵심으로 떠올랐으나, 학생 민심을 비롯한 내부 이견으로 결실을 맺지 못해 아쉬움으로 남는다.
26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번 통합 추진은 단순한 두 대학의 결합이 아니라 전남권에 단 한 곳도 없는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발판으로 여겨져 왔다. 지역 정치권과 전남도, 목포시까지 이를 거듭 강조해 온 배경이다.
특히 전남 서남권 의료 불균형과 젊은층 유출 문제 해결을 위해 통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었다.
하지만 결국 현실의 벽이 더 높았다. 전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 결과에서 순천대 학생들이 60.7%가량 반대표를 던졌고, 이로 인해 통합 조건인 찬성률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목포대 측은 세 직역(교원·직원·학생) 모두에서 찬성했으나, 양 대학 모두의 요건 충족이 필수였던 만큼 최종 부결 판정을 면치 못했다.
▲(우측)송하철 국립목포대학교 총장과 이병운 국립순천대학교 총장이 대학 통합에 합의한 뒤 합의문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 11. 16 ⓒ국립목포대학교 |
투표 결과에서 확인된 가장 큰 변수는 순천대 학생들의 강한 반대였다. 단순한 의견 차원이 아닌, 통합 전반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기류는 내부 여론조사에서도 감지됐다. 일부 학생들은 통합이 자신들의 학습 환경과 정체성에 미칠 영향을 우려했고, 특히 통합 명칭과 정체성 문제 등이 논란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왔다.
통합 교명 논의 과정도 한 몫했다. 국회의원들이 제안한 '국립김대중대학교' 명칭이 내부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후보군에서 제외된 적이 있는데, 이 과정이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과정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됐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와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번 부결을 두고 리더십의 부족을 지적했다. 통합 추진 과정에서 각 대학의 구성원, 특히 학생들과의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전라남도 통합의대 설립 공동준비위원회 출범 ⓒ국립목포대학교 |
지역 교육계 인사는 "통합이라는 구호 아래 지역 발전과 의료 인프라 개선이라는 대의에만 집중하는 동안, 정작 통합 당사자들의 공감대 형성이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과 기관들도 즉각 반응했다. 목포시의회는 부결 소식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이번 사안이 단순한 대학 통합을 넘어 전남 지역의 의료 격차 문제와 직결된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전남도의회 또한 "통합은 지역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필수 과제였으나, 구성원 사전 설득에 실패했다"고 평가하며 순천대에 공공적 책무를 재숙고할 것을 요청했다.
부결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의는 끝이 아니다. 양 대학과 전남도는 재투표 및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한 통합 재추진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통합 심사 기간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구성원 설득과 절차적 보완을 통해 통합 재도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의대 설립 계획과 연결된 통합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 신뢰 회복과 충분한 소통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서영서 기자(=무안)(pokro@naver.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