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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사고에 고개 숙인 포스코이앤씨, '안전불감증' 빨간불

스포츠조선 김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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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사고에 고개 숙인 포스코이앤씨, '안전불감증'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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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의 안전불감증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공사 현장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올해만 5건의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사고가 발생할 때면 안전 강화 대책 마련을 강조했지만, 제대로 된 효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건설사의 기업경쟁력과 신뢰도의 기준은 '안전'으로 변했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업무 차질이 불가피하고, 중대재해처벌 등 기업 리스크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송치영 대표가 취임한 이유다. 송 대표는 포스코홀딩스 그룹 안전특별진단TF 팀장(부사장)을 밭는 등 안전 관리 전문가로 꼽힌다. CSO 출신이 건설사 CEO에 선임된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았던 만큼, 이번 사고는 안전 신뢰도 회복을 통해 기업 정상화 과제를 떠안은 송 대표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치영 대표 "변명 여지없어…깊은 애도와 사과"

23일 포스코이앤씨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시 무렵 서울 여의도역 인근의 신안산선 지하차도 현장 공사장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콘크리트 타설 작업 도중 철근 구조물이 무너지며 작업자 1명이 숨졌다. 사고 현장은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곳으로, 지난 4월 광명 터널 공사 현장 사망 사고 이후 8개월 만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송 대표는 직접 현장을 찾아 수습에 나섰다. 송 대표는 "사고로 소중한 동료 한 분이 유명을 달리해 회사의 최고 책임자로서 참담한 심정과 함께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의 명복을 빌며, 갑작스러운 비보로 큰 슬픔을 겪고 계실 유가족분들께 포스코이앤씨 임직원을 대표해서 깊은 애도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거듭 사과했다. 송 대표는 또 지난 4월 신안산선 광명 터널 붕괴 사고 이후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전사적인 안전 강화 조치를 추진해 왔지만,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점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포스코이앤씨는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조사 과정에 성실하고 투명하게 협조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포스코이앤씨 내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고가 발생할 때면 재발 방지와 함께 대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지만 안전 관련 사고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인명 피해가 발생한 중대재해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1월 김해 아파트 추락, 4월 광명 신안산선 붕괴와 대구 주상복합 추락, 7월 의령 함양울산고속도로 끼임 사고 등이다. 일부 사고 현장에선 공기 압박 등에 따른 안전 관리 미흡 문제 등이 제기됐다. 특히 최근 사고는 지난 4월 발생한 광명 사고에 이어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만 두 번째 대형 사고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19일 포스코이앤씨의 신안산선 지하철 건설 현장에서 사고에 대해 "인명사고가 올해 들어서만 다섯 번째 발생했다"며 "구조적인 안전관리 실패가 누적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형공사로 위험은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현장 관리 전반에 고착화되면서 안전불감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며 "반복되는 현장 사망사고와 그때마다 되풀이되는 사과만으로는 더 이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이제는 선언과 사과로 책임을 대신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며 "포스코이앤씨 대표 등 경영진이 직접 현장 안전과 조직 혁신의 최전선에 나서 책임 있는 안전경영을 즉각적이고 실효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안전관리 기준 운영체제 지속 보완 계획"

포스코이앤씨는 안전불감증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안전 관리를 위해 최근까지도 노력했고, 사고 발생과 관련해 추가 대책 마련 등 사고 수습 및 안전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포스코이앤씨는 신안산선 복선전철 전체 11개 공구 가운데 7개 공구를 시공하는 주간사로서, 최근 사고가 발생한 현장에 국한하지 않고 신안산선 전 구간을 대상으로 한 즉각적인 특별안전대책을 마련한다. 특별안전대책은 신안산선 전 현장을 대상으로 하며, 본선과 정거장, 환기구, 연결 구간 등 모든 공정이 포함된다. 특히 지하 굴착, 터널 공사, 구조물 설계 등 사고 위험이 높은 고위험 공정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전사적인 안전관리 체계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할 매우 엄중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고, 송 대표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회사 내부를 넘어 외부 구조·지반·안전 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합동 안전점검으로 안전 관리 범위를 확대하고, 협력사도 모든 작업에 동참하여 동일한 안전 기준을 적용한다. 협력사 작업에 대한 사전에 위험 요소 평가와 작업 승인 및 사후 점검 등을 직접 챙기겠다는 것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특별안전대책을 신안산선 공사 완료 시점까지 지속 관리하고, 점검과 개선 결과를 바탕으로 개통 이후에도 안전에 대한 불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 안전관리 기준과 운영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