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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중국산 버스…‘자동차 강국’ 독일서 200대 질주

헤럴드경제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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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중국산 버스…‘자동차 강국’ 독일서 200대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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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업계 1위 공기업, 비야디 전기버스 200대 계약
독일 내부선 “애국심 부족·해킹 당할 우려” 비판
지난 2021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 랭커스터에 위치한 BYD 전기 버스 공장에서 더블 데크 버스가 인도 준비가 완료된 모습. [로이터]

지난 2021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 랭커스터에 위치한 BYD 전기 버스 공장에서 더블 데크 버스가 인도 준비가 완료된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유럽 자동차 강국으로 평가받는 독일에서도 중국산 전기버스가 늘고 있다. 독일 업계 1위 공기업마저 중국산 버스를 대량 구매하자 정치권에서는 애국심이 부족하다거나 심지어 해킹당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4일(현지시간) SWR방송 등에 따르면 독일철도(DB) 자회사 DB레기오는 최근 중국 업체 비야디(BYD)가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버스 200대를 구매하기로 계약했다.

DB레기오는 철도공기업 DB의 지역 여객운송 자회사로 독일 전역에서 버스 사업도 한다. 지난해 기준 연간 승객이 5억6100만명으로 이 분야 독일 최대 업체다.

2027∼2032년 교체할 예정인 버스 가운데 나머지 3100대는 폭스바겐 자회사 만(MAN)트럭버스가 공급한다. DB 레기오는 2021년에도 중국산 전기버스 5대를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엔 물량이 대폭 늘어난 데다 최근 유럽 각국이 중국산 전기버스의 심카드를 이용한 원격 제어 가능성을 의심하는 와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라르스 클링바일 재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도시들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와 만의 훌륭한 전기버스가 오랫동안 운행되고 있다”며 “산업 입지에 대한 건강한 애국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녹색당 원내부대표 콘스탄틴 폰노츠는 “중국 지도부의 전략적 조치, 특히 경제정책에 대해 우리 정보기관이 명확히 경고하고 있다”며 “입찰과 공급업체 선정에 안보정책 측면이 적절히 고려됐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네덜란드 금융기업 라보뱅크 보고서에 따르면 비야디와 위퉁 등 중국 업체들의 유럽 전기버스 시장 점유율은 2017년 13%에서 2023년 24%로 늘었다. 다만 독일 시장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상용차 자회사 다임러트럭과 폭스바겐 산하 만트럭버스 등 자국 업체들이 장악해 왔다. 현재 운행되는 중국산 전기버스는 전국을 합쳐 수백 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에 더해 품질도 독일차 못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지역 소규모 운수업체들도 중국산 버스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최근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에힝겐에서 중국산 전기차 운행을 시작한 버스 사업자 호르스트 보텐샤인은 중국산 전기버스가 독일산에 비해 약 10만유로(약 1억7000만원) 싸다고 전했다. 또 “밤새 충전하면 다음날 종일 운행할 수 있다”며 중국산 전기버스가 독일산을 기술적으로도 앞서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