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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빚다"…'주섬주섬, 오밀조밀' 생활도자전

뉴스1 김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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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빚다"…'주섬주섬, 오밀조밀' 생활도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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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영·김성천·김남숙·김도연·빈성은의 5인 5색 조형 언어

명동 금산갤러리 2026년 1월 16일까지



'주섬주섬, 오밀조밀' 생활도자전 (금산갤러리 제)

'주섬주섬, 오밀조밀' 생활도자전 (금산갤러리 제)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명동 금산갤러리는 내년 1월 16일까지 정길영, 김성천, 김남숙, 김도연, 빈성은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주섬주섬, 오밀조밀' 생활도자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도자를 단순히 박물관 유리창 너머의 감상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대신 일상의 손때가 묻고 식탁 위에서 제 자리를 지키는 실용적 매체로서의 도자를 새롭게 조망한다.

전시명 '주섬주섬, 오밀조밀'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찬장에서 그릇을 하나씩 꺼내 식탁에 놓는 정겨운 손길인 동시에, 흙을 모아 형태를 빚어내는 작가들의 세밀한 작업 과정을 상징한다.

도자는 미술과 공예, 조형과 생활의 경계에 서 있는 독특한 매체다.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형태 위에 사용자의 시간이 축적되며 비로소 하나의 완성된 미학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관람객은 전시된 작품을 보며 이를 일상의 그릇으로 인식하는 동시에 조형적 오브제로 발견하며 시선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김도연_I,My, Me, Mine_2024_Ceramic with mixed media_54 × 35 cm (금산갤러리 제공)

김도연_I,My, Me, Mine_2024_Ceramic with mixed media_54 × 35 cm (금산갤러리 제공)


참여 작가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도자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정길영은 도자와 회화를 결합해 그릇 위에 서사적 이미지를 녹여낸다. 김성천은 해학적인 인물 형상을 통해 생활도자와 조형도자의 경계를 유연하게 허문다. 제주 몽돌에서 영감을 얻은 김남숙은 단단하고 고요한 물성으로 그릇과 조형이 맞닿는 지점을 보여준다. 김도연은 직관적인 색감과 형태로 일상적 소재를 감각적인 오브제로 전환한다. 빈성은은 도자를 매개로 시간과 기억의 감각을 시각화해 현대적 도자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

화려한 장식이나 과시적인 형태 대신, 이번 전시는 손에 닿는 촉각과 실제 쓰임에 집중한다. 겨울철 식탁 위 작은 그릇 하나가 만들어내는 온기는 연말연시라는 계절감과 맞물려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 추운 겨울, 작가들의 정성으로 빚어진 도자 작품들을 통해 일상의 소중한 가치를 되새겨보는 기회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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