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8700t 핵잠 건조 현장 공개…핵무기 발사관 장착 과시

김정은, 성탄절 방문해 해군 핵무장화 강조
러시아 기술 이전 등 지원 받았을 가능성
韓 핵은 연료로만⋯그마저도 美와 협의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사업’을 현지 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북한이 25일 8700t(톤)급 핵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며 함체 전체 외관을 첫 공개했다. 한국과 달리 핵무기를 탑재함 잠수함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 핵잠수함의 건조 현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김정은은 “핵무력 구성으로 절대적 안전을 보장하려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결심은 불변할 것”이라며 “해군의 핵무장화를 계속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계획에 대해서는 “국가의 안전과 해상 주권을 엄중히 침해하는 공격적인 행위로 반드시 대응해야 할 안전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핵잠수함은 8700t이며, 폭은 약 12m, 길이는 100m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핵전략 공격잠수함’ 등의 명칭으로 소개해 눈에 띈다. 이에 따라 핵탄두를 장착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발사할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SSBN)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함교(상단 돌출 부문)에는 총 10기의 SLBM 발사관이 장착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공개한 잠수함이 러시아의 퇴역 SSBN인 아쿨라와 유사함에 따라 러시아가 퇴역한 핵잠에서 소형 원자로를 넘겨줬거나 기술을 이전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은 2021년 1월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국방력 발전의 핵심 5대 과업을 제시하며 이중 하나로 ‘핵잠수함과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 보유’를 꼽은 바 있다. 이번에 5년 전 공언했던 핵잠수함 건조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알린 것이라고 연합뉴스는 설명했다.

우리 정부가 미국의 동의하에 건조하려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은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고 핵연료를 동력으로만 활용한다.

결국 북한이 우리보다 훨씬 큰 핵잠을 훨씬 이른 시기에 전력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한 북한은 우라늄 농축 시설을 가동하고 있어 90% 이상의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을 잠수함 연료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고농축 우라늄은 잠수함이 퇴역할 때까지 연료를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반면, 저농축 우라늄은 10년쯤마다 연료 교체가 필요하다. 우라늄 농축 권한도 아직 확보하지 못한 한국은 20% 이하 저농축 우라늄을 미국에서 수입해 연료로 사용한다는 목표다. 고농축 우라늄을 도입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국방부는 18일 업무보고에서 원잠 건조를 위한 미국과의 핵연료 이전 협상을 2년 내에 끝내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 배수량 5000t급 이상 핵잠을 2030년대 중반 이후 4척 이상 건조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투데이/이진영 기자 (mint@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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