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서 빈대 물렸다” 항공사에 억대 손배소

[미국 버지니아 서부 지방법원 로어노크 지부]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미국의 한 남성이 여객기에서 빈대에게 물리는 피해를 당했다며 미국과 유럽 항공사들을 상대로 20만달러(약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5일(현지시간) NBC 방송에 따르면 미 버지니아주에 사는 로물로 앨버커키 씨는 아내 및 두 자녀와 함께 지난 3월 로어노크에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가는 길에 델타항공과 KLM항공을 이용했다.

앨버커키 씨 가족들은 델타항공 여객기를 타고 로어노크에서 애틀랜타로 이동한 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가는 KLM항공 여객기로 갈아탔다.

고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암스테르담으로 향하는 비행이 시작된 지 2시간 정도가 지나 벌레들이 몸 위를 기어 다니고, 물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앨버커키 씨 가족은 “옷 위로 벌레(빈대)들이 기어 다니는 것을 발견했다”고 소장에서 밝혔다.

앨버커키 씨와 아내는 승무원들에게 이를 즉시 알렸으나, 이들은 기내에서 타 승객들의 패닉을 일으키지 않도록 “목소리를 낮추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빈대에게 물린 탓에 “몸통과 팔다리 전반에 걸쳐 부어오르고 가려운 두드러기, 병변, 발진”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미국 버지니아 서부 지방법원 로어노크 지부

법원에도 옷 위나 좌석 틈을 기어 다니는 벌레들의 모습과 KLM항공이 제공한 음료용 휴지 위의 죽은 벌레들 모습의 영상과 사진 등을 제출했다.

이들이 이용한 항공편은 유럽 항공사인 KLM이 운항했으며, 미국 항공사 델타의 ‘스카이 마일스’ 프로그램을 통해 구입됐다. 앨버커키 씨 가족은 KLM과 델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델타항공은 한 언론에 “문제의 혐의는 델타항공이 운항하지 않은 항공편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KLM 역시 “적절한 법적 절차에 따라 문제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