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경쟁입찰에 6개 업체 응모
서울시체육회 선정되면서 뒷말 무성
서울시 “수의계약 했어도 문제없는 선정”
서울시체육회 선정되면서 뒷말 무성
서울시 “수의계약 했어도 문제없는 선정”
서울 목동실내빙상장에서 2017년 11월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가 열려 관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 양천구에 있는 목동실내빙상장 신규 위탁운영기관에 서울시체육회(체육회)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적격성 논란이 일고 있다.
체육회가 과거 목동실내빙상장 위탁운영과정에서 문제를 일으켜 운영권을 조기반납한 전력이 있는데 또다시 맡기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목동실내빙상장은 서울시 소유 체육시설이다.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일 목동실내빙상장 위탁운영기관 선정 심사를 진행해 체육회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체육회는 내년 1월 20일부터 목동빙상장을 위탁운영한다.
체육회는 앞서 2017년 1월~2019년 7월까지 목동실내빙상장을 위탁운영한 적이 있다.
당시 체육회가 소장으로 영입한 빙상계 유력 인사가 직원에게 폭언을 하고, 소장실 폐쇄회로(CC)TV로 직원을 감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시 감사결과 대관 처리·임대계약·회계 처리 등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탁계약은 조기 해지됐다.
한 체육계 인사는 “논란을 일으켜 위탁자격을 사실상 박탈당한 단체에게 다시 운영을 맡기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당시 체육회가 아이스하키 유소년팀을 쫓아내는 등 특정 종목 중심으로 시설을 운영했는데 그런 일이 또다시 되풀이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체육회가 빙상장을 운영할 만한 전문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경쟁입찰에는 총 6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체육회를 비롯해 2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업체는 현재 빙상장을 운영 중이다. 체육회는 목동빙상장 위탁운영한 외에는 빙상장 관리·운영 경험이 없다.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을 맡고 있지만 운영은 전문업체가 대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쟁입찰이 서울시가 처음부터 시 체육회를 염두에 두고 형식상 진행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형식은 경쟁입찰이지만 사실상 수의계약이라는 얘기다.
실제 지난 9월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재위탁심사 보고서를 보면 적정 수익을 유지해야 하는 민간위탁의 특성상 소수종목인 쇼트트랙 훈련 등을 위해 대관 일수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서울시 관계자의 발언이 나온다.
전문성 여부를 떠나 수익을 우선시하는 민간업체보다는 공공성을 띤 체육회가 빙상계 소수종목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시 관계자는 전화 통화에서 “관리·운영 측면에서 시가 직접 체육회를 통해 위탁운영 하는 것도 상당 부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서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위탁운영을 조기해지한 것은 체육회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소장 개인의 문제였고, 현시점에서 결격사유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빙상장 위탁관리 경쟁이 치열한데 바로 체육회와 수의계약을 하면 민간업체의 반발이 심할 것 같아 경쟁체제로 갔고, 경쟁심사에서도 체육회가 맡는 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으로 지방체육회 등에 공유재산 관리를 수의계약으로 위탁할 수 있는 근거도 이미 있다”고 덧붙였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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