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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다녀온 50대, 11일 만에 숨졌다...'치사율 97%' 무시무시한 이 병[뉴스속오늘]

머니투데이 박다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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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다녀온 50대, 11일 만에 숨졌다...'치사율 97%' 무시무시한 이 병[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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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22년 12월 26일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12월 26일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12월 26일. 크리스마스가 하루 지난 이날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돼 국민들이 공포에 휩싸였다. '뇌먹는 아메바' 감염 치사율은 97%에 이를 정도로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감염자는 태국 오지로 출장을 다녀온 50대 남성으로, 귀국한 지 11일 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 남성은 어쩌다 이 병에 걸리게 됐을까.


국내 첫 감염자는 태국 출장 다녀온 50대 남성…응급실 이송 10일 만 사망

2022년 12월 26일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사진=뉴스1

2022년 12월 26일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사진=뉴스1


감염자는 50대 남성 A씨였다.

A씨는 태국에 약 4개월 체류하고 2022년 12월 10일 귀국했다.


교육 공무원이었던 그는 태국 오지에 파견돼 출장을 다녀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귀국 당일부터 두통, 언어능력 상실, 구토 등 증상을 호소했다. 귀국 다음 날 병원을 찾았고 뇌수막염 증상으로 상급종합병원에 응급 이송됐다.

A씨는 응급실에 이송된 지 10일 뒤인 21일 숨졌다.


질병관리청은 12월 27일 A씨의 검체를 검사한 결과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질병관리청은 "(감염 추정 경로는) 역학 조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며 "다만 해외를 보면 수영을 통한 감염 사례가 가장 많이 보고된다"고 했다.



코로 들어가 뇌 조직 세포 먹는다…치사율 97%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네글레리아 파울러리)는 아메바성 뇌수막염(PAM)을 일으켜 사망까지 이르게 하는 단세포 원충(구조가 단순한 기생충)이다.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매우 드물지만 치사율은 무려 97%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잠복기가 있어 초기에 정확하게 진단하기가 어렵고 감염 이후 사망까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 감염자는 1937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보고됐다.

이 아메바는 주로 섭씨 25~40도의 따뜻한 담수에서 발견된다. 강, 연못, 호수, 온천 등 민물과 토양에서 증식한다. 관리되지 않은 수영장이나 수돗물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

다만 식수에서 검출되는 경우는 드물다. 단순히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세탁에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발병할 가능성이 낮다.

사람은 대부분 호수나 강에서 수영이나 다이빙 같은 레저 활동을 할 때 감염된다. 깨끗하지 않은 물로 코 세척기를 사용할 때 감염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2022년 12월 26일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2년 12월 26일 '뇌 먹는 아메바' 감염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아메바는 평소에는 세균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사람이 감염되면 코를 통해 뇌로 올라가 뇌 조직 세포를 먹는다. 이 같은 이유로 '뇌를 먹는 아메바'라는 별명이 붙었다. 사람이 감염되면 뇌의 일부가 부어오르고 사망에 이른다.

감염된 후에는 발병까지 잠복기가 2~15일 정도 있다. 이 아메바가 인체에 침투하면 아메바성 뇌수막염(PAM)을 일으키는데 증상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에는 두통, 발열, 정신혼미, 메스꺼움, 구토, 후각 및 상기도 증상이 나타난다. 이후 점차 심한 두통, 발열, 구토와 경부경직 증상을 보인다. 보통 증상이 발현된 지 5일 뒤에는 혼수상태에 빠진다. 심각한 경우에는 7~10일 내 사망한다.

단, 사람 사이에서는 전파가 일어나지 않는다.

최근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이 아메바가 서식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아메바 감염 사례는 주로 북미 지역에서 발생했으나 미국 내 기온이 낮은 지역으로도 북상하는 것으로 관측됐으며 아시아 지역에서도 감염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2021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전까지 이 아메바는 보통 기온이 높은 애리조나주 등 남부 지역에서 발견돼 왔는데 중부 지역을 포함해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은 지역인 미네소타주 등으로 발견 범위가 넓어졌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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