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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업계 메모리 확보 총력전… 가격 상승에 “포트폴리오·판매 전략 다 바꿔야"

조선비즈 전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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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업계 메모리 확보 총력전… 가격 상승에 “포트폴리오·판매 전략 다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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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로고./연합뉴스

HP 로고./연합뉴스



레노버와 HP 등 글로벌 PC 제조사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을 찾아 사전 계약을 맺는 등 메모리 반도체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에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급등하자 메모리 반도체 수급에 사활을 거는 모양새다. 메모리 반도체가 품귀 현상을 보이는 만큼 PC업계에서는 제품 가격 인상뿐 아니라 포트폴리오, 공급망 관리, 유통 전략 등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레노버와 HP 등이 메모리 반도체 수급난에 내년 시장에 내놓을 PC에 탑재할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찾아 사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차이 글로벌 등 중국 현지 언론은 “대형 PC 업체가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공급업체들을 방문해 공급 확보를 위한 예비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AI 시장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D램 등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뿐만 아니라 서버용 D램과 저전력 D램(LPDDR) 등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공급 부족은 2027년까지 지속돼,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DDR5 계약 가격은 연초 대비 123% 상승했다. 내년 4분기까지 45%가량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의 1b 32Gb 기반 256GB DDR5 RDIMM./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의 1b 32Gb 기반 256GB DDR5 RDIMM./SK하이닉스 제공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PC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내년에 출시할 신제품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회복세를 보이던 PC 출하량도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내년 PC 출하량이 최대 9% 감소하고, 제품의 평균판매가격은 8%가량 오를 수 있다”며 “윈도10 지원이 종료되고 AI PC 확산으로 늘어나던 PC 수요가 메모리 부족에 발목을 잡혔다”고 했다.

PC업계 시장 전략도 대폭 변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으로 인해 노트북 브랜드들이 제품 포트폴리오와 부품 조달 방안, 판매 전략 등을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면서 D램과 SSD 비용은 고급 노트북(32GB·1TB)의 부품 원가(BOM)에서 2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중급 모델(16GB·512GB)은 21%, 보급형 모델(8GB·256GB)은 2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PC업계 관계자는 “AI PC 시장이 개화하면서 중앙처리장치(CPU) 가격도 상승해 비용 부담이 심각한 상황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까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프리미엄 라인업의 경우 가격을 최대 30%까지 인상하는 것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제품 출시 일정을 미루거나, 프리미엄 라인업을 축소하는 등 시장 대응 전략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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