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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기업] “방송 내용과 수어 안 맞아” 수어통역방송 품질 높인다

중앙일보 김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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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기업] “방송 내용과 수어 안 맞아” 수어통역방송 품질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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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19일 열린 ‘한국수어통역방송 품질향상 종합세미나’에 참석한 장애 당사자, 수어통역사, 방송사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방미통위]

19일 열린 ‘한국수어통역방송 품질향상 종합세미나’에 참석한 장애 당사자, 수어통역사, 방송사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방미통위]


장애인의 미디어 접근권 제고를 위해 한국수어통역방송의 품질 개선이 추진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시청자미디어재단과 함께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삼경교육센터에서 ‘2025 한국수어통역방송 품질향상 종합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수어통역방송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품질 향상 방안을 논의하는 행사였다.

지난 2011년 장애인방송 편성의무 제도 도입 이후 한국수어통역방송이 양적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품질 면에선 아직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장애 당사자, 수어통역사, 방송사,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고 한국수어통역방송의 품질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이번 세미나가 마련됐다.

첫 번째 세션에선 농인 시청자의 시선에서 본 한국수어통역방송의 현실과 문제점을 진단했다. 정가은 대안교육기관 ‘소리를 보여주는 사람들’ 학생은 농인가족의 수어통역방송 시청 경험을 전하며 방송 내용과 수어통역 속도 불일치, 수어통역 화면 작은 크기 등을 지적했다. 변강석 강남대 교수는 품질 개선을 위해 수어통역사에 대한 역량 교육을 강화하고, 방송 제작 현장에서 활용할 지침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두 번째 세션에선 방송 현장에서 활동 중인 수어통역사들이 발제자로 나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제 사례들을 공유했다. 김유미 MBC 수어통역사는 “생방송·녹화방송 등 방송유형과 뉴스·예능·다큐멘터리 등 장르별로 수어통역 전략이 서로 다르다”며 대응 사례를 소개했다. 김언경 울산 KBS 수어통역사는 “질 높은 수어통역방송을 위해선 제작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며 “특히 장애인방송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하종원 선문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선 ‘한국수어통역방송 3대 원칙’이 제시됐다. ▶수어통역사·방송사 등 제공자 위주가 아닌, 최종 시청자인 청각장애인을 지향하는 ‘수용자 중심’ ▶한국수화언어법에 따른 농인의 고유한 언어를 사용하는 ‘한국수어 중심’ ▶전체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통역을 지향하는 ‘의미 중심’이 3대 원칙이다. 또한 토론자들은 한국수어통역방송의 품질 개선을 위해선 장애인 당사자, 수어통역사, 방송사, 그리고 정부가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방미통위는 국정과제인 ‘미디어 공공성 회복과 미디어 주권 향상’ 이행을 위해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 중 ‘한국수어통역방송 실무지침’(가칭)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재학 중앙일보M&P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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