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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혜택' 소방수, 급한 불 껐다...내년 초 환율 1400원 '초반' 갈까

머니투데이 김세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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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혜택' 소방수, 급한 불 껐다...내년 초 환율 1400원 '초반'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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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 달러 환율 추이/그래픽=임종철

최근 원 달러 환율 추이/그래픽=임종철


국내시장 복귀계좌 세제지원 등 정부의 고환율 대응책에 대해 국내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단기적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말까지 1400원대 중반을 유지하면 내년 초 1400원대 초반까지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5일 정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전날 해외주식을 매각한 후 국내 주식시장에 장기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484.9원으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까지 하락했다.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일정기간 원/달러 환율 소방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내년 초까지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가능성에 대한 의견도 제기된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부의) 개입으로 1500원대가 우려되던 가파른 환율 상승 기대가 일단 꺾였다"며 "당장 연말 종가는 1400원대 중반으로 마무리되더라도 연초 1400원대 초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도 "국민연금 환헤지도 본격화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심리뿐만 아니라 실제 수급 측면에서도 원/달러 환율의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원화 가치가 급격한 강세 흐름을 보일 가능성은 작지만 단기적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500원을 위협했던 원/달러 환율은 누적된 정부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및 개입을 계기로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상반기는 올해 4분기보다 조금 더 낮고 안정적인 흐름일 것"이라고 봤다.


다만 금투업계와 자본시장은 이번 정책 발표가 단기 조치라는 것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정부가 반복적으로 '한시적'이라는 표현을 언급한 건 근본적인 추세를 바꾼다기보다는 고환율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임시방편 성격이 짙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해외 투자 확대라는 구조적 흐름을 되돌리려면 인센티브 정책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고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함께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세제 혜택과 함께 국내 증시의 펀더멘탈(기초체력) 개선 등을 통해 국내 주식시장 자체의 매력도 올릴 수 있어야 한다"며 "세제적용을 받기 위해 돌아온 서학개미들이 혜택을 보려면 국내 주식에 1년 이상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 시장의 매력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번 정부 정책이 과도한 시장 개입이라는 시선도 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의 투자 여부를 정부가 방향성을 정해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외환 당국이 아니라 최근 금융당국에서 증권사들의 해외 투자 마케팅 자제를 촉구하는 등의 활동을 한 것도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나쁜 신호를 줬다"고 말했다.

김세관 기자 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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