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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는 행복도 배울 수 있다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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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는 행복도 배울 수 있다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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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슬픔을 물려받았다. 제임스 롱먼 지음, 성소희 옮김, 바다출판사, 1만9800원

나는 슬픔을 물려받았다. 제임스 롱먼 지음, 성소희 옮김, 바다출판사, 1만9800원


에비시(ABC) 뉴스 국제 특파원 제임스 롱먼은 전쟁터와 극지를 누빈 화려한 경력의 기자지만, 내면에는 깊은 우울이 숨겨져 있다. 그의 가족사에는 조현병과 자살이 반복됐다. 아홉살 때 아버지의 자살을 목격한 그는 이후 평생 “자신의 우울증과 원인 모를 슬픔도 아버지로부터 유전된 것은 아닐까?”라는 두려움에 시달린다. 어머니로부터 ‘너는 롱먼 집안의 저주를 물려받았어’라는 문자를 받은 그는 아버지의 병과 자신의 우울증이 어떤 방식으로 닮았는지를 탐구하기 시작한다.



롱먼은 아버지의 진료 기록을 조사하고, 주치의·과학자·정신의학 전문가를 찾아가 정신질환이 어떻게 유전되고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조사한다. 또 비슷한 고통을 겪어온 사람들과 가족을 인터뷰하며 세대를 건너 이어지는 마음의 패턴을 추적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유전이 전부가 아니라 후성유전학적 변화와 회복 탄력성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잼 병 속 돌멩이 비유처럼, 각자의 유전적 취약성(돌멩이) 위에 인생의 스트레스(물)가 더해져 병이 넘칠 때 우울증이 발현되지만, 회복 탄력성이 높다면 이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탐구는 결국 “나의 슬픔은 유전을 통해 아버지와 이어져 있을지도 모르지만 유전은 극복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다”라는 결론으로 향한다. 아버지를 이해하려는 과정은 곧 자신을 치유하는 과정이었다. 그는 “우리 유전자가 슬픔을 배울 수 있다면 행복도 배울 수 있다”며 유전과 환경, 슬픔과 회복, 그리고 인간의 치유 가능성에 대한 성찰을 전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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