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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13조원짜리 표적”…벌써 의심받는 트럼프 ‘황금함대’

중앙일보 김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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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 13조원짜리 표적”…벌써 의심받는 트럼프 ‘황금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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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급 전함’ 초도함 건조는 2030년대 초반에야 시작될 것, ‘황금 함대’는 매우 먼 미래의 일.”(더워존·TWZ)

“전체 비용과 일정이 공개되면 ‘황금 함대’ 프로그램은 거의 확실히 취소될 것.”(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도박과 같은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아시아타임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시간) 발표한 ‘황금 함대’ 구상에 대해 쏟아지고 있는 싸늘한 경고음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미 해군 주력함인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보다 서너 배 정도 크고 극초음속미사일 등 최신 무기가 탑재된 트럼프급(Trump Class) 전함을 20~25척 확보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공개했다. 하지만 발표 직후 미 싱크탱크 CSIS가 23일 ‘황금 함대 전함들은 결코 출항하지 못할 것’이라는 제목의 비판적 보고서를 낸 데 이어, 군사 전문 매체 내셔널 시큐어리티 저널(NSJ)은 “트럼프급 전함은 어쩌면 영원히 건조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① 미 해군 작전 개념과 충돌=우선 군사적 효용성 측면에서 맞지 않다는 비판이 많다. 현대 해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미사일과 드론으로 타격하는 ‘분산형 작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급 전함은 이와 반대로 최고급 무기 자산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과거 모델이다. 거대화한 전함은 적의 공격에 노출되기 쉬운 고가의 표적이 될 뿐이란 의미다.


② 준비되지 않은 무기 기술=트럼프급 전함은 배수량 3만~4만t급 선체에 극초음속 미사일, 전자기 레일건, 고출력 레이저 등 최신 무기체계를 집약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들 기술 상당수는 아직 미 해군 주력 무기로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③ 비용의 늪=천문학적 비용 문제는 최대 약점이다. CSIS는 기존 9000t급 알레이 버크급 구축함 한 척에 28억 달러(약 4조원)가 드는 점을 감안할 때 서너 배 크기의 트럼프급 전함은 한 척당 91억 달러(약 13조2000억원)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신형 군함의 초도함은 설계·개발 비용을 포함해 평균보다 50% 더 드는 만큼 초도함이 될 ‘디파이언트’(USS Defiant)함의 건조 비용은 약 135억 달러(약 19조6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첨단 항공모함인 제럴드 포드급과 맞먹는 비용이다.

④ 인프라 취약=미 조선업계 전반에 기술 인력이 부족하고 공급망이 원활히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디파이언트함 건조는 즉시 시작돼 2년 반 걸릴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TWZ는 “2030년대 초반까지는 건조를 시작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⑤ 명명 관례 어긋난 ‘트럼프급 전함’=전함에 트럼프 대통령 이름을 직접 붙여 해군력 증강이라는 본질적 목표보다 정치적 메시지 성격이 강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황금 함대’ 구상의 파트너로 지목한 한화의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22일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 건조 추진 의사를 공개 표명했다. 톰 앤더슨 한화디펜스USA 조선사업부문 사장은 “필리조선소에서는 미국의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데 무엇이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최고 수준으로 건조할 역량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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