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전혀 모르는 일본인 여행객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생수로 착각해 구입한 페트병의 정체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일본 경제 매체 ‘리모(LIMO)’는 일본인 여행객 A씨가 인천공항 내 편의점에서 생수라고 생각하고 구입한 페트병 제품이 사실은 한국 소주였다는 사연을 보도했다. 해당 사연은 A씨가 직접 SNS 엑스(X·구 트위터)에 올린 사진과 함께 확산됐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며 한국 친구가 운영하는 굿즈 숍의 팝업 이벤트 참여를 위해 최근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인천공항 내 편의점에 들른 그는 일본의 생수 제품과 유사한 외형의 페트병을 발견하고 별다른 의심 없이 이를 구매했다.
해당 제품은 물처럼 투명한 페트병에 물방울을 연상시키는 일러스트가 들어간 디자인이었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생수 제품과 외형이 매우 흡사했고 가격 역시 저렴해 더욱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A씨는 전했다.
그러나 A씨가 구입한 페트병 안에는 생수가 아닌 소주 ‘참이슬’(도수 16도)이 들어 있었다. 목이 말라 한 모금을 마신 A씨는 강한 알코올 냄새에 놀라 즉시 음료를 뱉어냈다.
A씨는 “한국의 물은 원래 이런 맛인가”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고 이후 사진 번역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라벨을 확인한 뒤에야 자신이 구입한 제품이 술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만난 한국인 친구들 역시 해당 상황을 듣고 놀라며 걱정했다고 한다.
A씨는 “이런 패키지라면 당연히 물인 줄 알 수밖에 없다”는 코멘트와 함께 해당 페트병 사진을 SNS에 게시했다. 이 게시물은 빠르게 확산되며 20만개에 가까운 ‘좋아요’를 기록했다.
일본 누리꾼들 역시 “물로 보이는 게 당연하다”, “이건 충분히 헷갈릴 만하다”, “가격까지 물값이라 더 속았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며 공감을 나타냈다. 일부는 “칼로리 표시를 보면 물이 아닌 걸 알 수 있다”는 반응을 남기기도 했다.
리모는 “한국어를 읽지 못하는 외국인 관광객이라면 충분히 생수로 착각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며 공항과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주류 패키지에 대한 혼동 가능성을 함께 전했다.
임혜린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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