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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몸살' 지나간 통신3사, AI·DC로 영업익 5조시대 연다 [ICT업계 연말 결산]

파이낸셜뉴스 최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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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몸살' 지나간 통신3사, AI·DC로 영업익 5조시대 연다 [ICT업계 연말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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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통신업계
SKT, 분기적자에 CEO까지 교체
KT·LGU+도 정부조사 위기 직면
연간 실적 큰 폭으로 하락 불가피
"내년 AI·DC 등 脫통신으로 성장"



올 한 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는 기술을 중심으로 진일보했지만 통신, 게임, 이커머스 등 곳곳에서 해킹 이슈가 터지면서 기회만큼이나 위기 또한 급증한 해였다. 특히 통신 업계는 지난 4월부터 해킹 이슈가 터지며 막대한 지출뿐 아니라 소송위기 및 경영위기도 겪은 바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업계는 기존 검색과 광고 중심인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게임업계는 다수의 신작을 출시해 시장 활력 제고를 모색한 한 해였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누리호 발사 성공이 상징적 장면으로 남았다. 파이낸셜뉴스는 올해 ICT 업계 연말결산을 통해 통신·플랫폼·게임·과학 업계의 한 해 이슈와 성장을 위한 방향성을 모색한다.

올해 이동통신 3사는 '역대 최악의 해'로 불릴 정도로 연초부터 줄줄이 이어진 해킹 여파에 몸살을 겪었다. SKT는 지난 4월 유심정보 유출 사태를 겪고 나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고 KT와 LG유플러스도 정부 조사라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다만 내년에는 인공지능(AI) 신사업과 데이터센터(DC) 매출이 본격 반영되며 통신 시장 안정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킹 여파에 실적 먹구름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사 올해 분기 실적에는 먹구름이 끼었다. 올해 SKT는 3·4분기 52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다. 소액결제 해킹 사태를 겪은 KT의 경우 유심 교체 비용 약 880억원 등이 4·4분기 실적에 집계될 전망이다. SKT와 KT는 연임이 유력했던 최고경영자(CEO)까지 교체될 만큼 내·외부적 타격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KT와 LG유플러스의 경우 정부 조사가 이어지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여파가 있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월 KT 이용자들 사이에서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이뤄졌다는 신고를 받고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또 과기정통부 민관합동조사단은 LG유플러스가 해킹을 당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 10월부터 서버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일부 서버 폐기 사실을 확인해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DC사업 키워 영업이익 5조 시대

다만 통신사들을 둘러싼 각종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AI 신사업과 DC를 통해 내년에는 통신 3사가 영업이익 5조원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통신 3사의 연결 기준 합산 영업이익은 4조6389억원으로 추정된다. 내년 통신 3사 영업이익은 약 5조1961억원으로 뛸 전망이다.


이 같은 성장은 늘어나는 AI 수요에 맞춰 통신 3사가 보유한 DC가 지속적으로 가동되고 새롭게 구축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통신 3사가 운영하는 DC 전력 용량을 총 459MW 규모로 추정했다. 이는 가구당 평균 3kW를 소모한다고 가정할 경우 15만가구가 동시에 소모하는 전력 규모와 맞먹는다. SK텔레콤은 총 8개의 DC로 137MW, KT는 16개로 162MW, LG유플러스는 14개로 160MW를 보유하고 있다.

통신 3사의 DC 장악력은 더 커져 오는 2028년 600MW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다. SKT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착공한 울산 AI DC는 오는 2027년 40MW 규모로 시작해 2029년까지는 100MW, 이후 1GW 이상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KT는 내년 중 48MW 규모의 부천 DC를 완공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파주에 50MW 규모 AI DC를 건설 중이며 2027년에 준공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통신 3사의 DC 합산 매출액이 1조5500억원에서 연평균 약 19% 올라 오는 2028년 2조4600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사업도 지속 성장


각사가 가진 AI 사업들도 매출 성장에 기여할 전망이다. SK텔레콤 에이닷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해 4·4분기 830만명에서 계속 증가하다 올해 3·4분기 1060만명을 돌파했다. SKT는 에이닷 구독·결합 상품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KT는 믿음K 2.0, 소타K, 라마K 등 한국어 특화 AI 거대언어모델(LLM) 라인업을 올해 순차 출시해 내년부터 이들의 매출 기여가 예상된다. LG유플러스 역시 통화 중 목소리를 인식해 정보 검색 및 비서 기능을 제공하는 익시오 2.0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민은 한정돼 있다 보니 통신업은 '유지'의 영역일 뿐 이를 통해 '성장'하기는 힘들다"며 "업계가 탈통신을 외치고 AI 상품 출시나 AI DC 운영을 성장동력으로 삼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통신사들이 올해 크게 홍역을 치렀으니 내년에는 문제점들을 시정하고 AI 사업으로 시장 안정화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ya@fnnews.com 최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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