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기성용.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
[스포츠서울 | 박준범기자] “힘들었던 시기에 감독께서 손을 내밀어줬는데 재계약으로 보답하는 게 도리라 생각했다.”
포항 스틸러스 베테랑 미드필더 기성용(36)은 포항과 1년 재계약을 체결한 뒤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기성용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FC서울을 떠나 전격적으로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서울에서는 8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포항으로 이적한 뒤 리그 16경기에서 2도움을 기록했다. 포항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2(ACL 2) 16강 진출에도 힘을 보탰다.
기록보다 여전히 뛸 수 있고, 경쟁력이 있음을 증명한 시간이었다. 포항 박태하 감독은 기성용을 주전 미드필더로 기용했고 그에게 맞는 전술도 짰다. 핵심 오베르단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는 중원의 중심 구실을 해냈다. 여전히 정확한 킥으로 포항 세트피스를 도맡았고, 노련한 경기 운영과 조율도 자랑했다.
경기 외적으로도 기성용은 젊은 선수들의 ‘멘토’로 자리 잡았다. 젊은 선수들은 기성용에게 질문을 쏟아냈고, 기성용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박 감독도 이와 같은 기성용 효과에 만족감을 표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재미를 봤다. 기성용 영입이 100% 원인은 아니겠으나 공교롭게 포항은 유료 관중 집계 이후 처음으로 평균 관중 1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
기성용은 애초부터 이번시즌을 현역 생활의 마지막으로 잡았다. 그런 만큼 기성용은 고민을 거듭했다. 박 감독은 지속해서 기성용의 재계약을 원한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시즌 최종전인 ACL 2 카야FC(필리핀)전이 끝난 뒤에도 박 감독은 “더 뛰어줬으면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성용의 선택이 중요했기에 박 감독과 구단은 답을 기다렸다. 기성용도 이에 화답했다. 기성용이 재계약을 선택한 것에는 또 다른 베테랑 신광훈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신광훈은 기성용이 포항에서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경기 외적으로도 함께 다니며 교감했다. 의지할 선배가 있다는 것이 기성용에게도 상당한 힘이 됐다. 기성용과 신광훈은 내년부터 포항 코치로 합류하는 김재성과 함께 호주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다.
기성용은 구단을 통해 “힘들었던 시기에 박태하 감독님께서 손을 내밀어 주셨는데, 재계약으로 보답하는 게 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제2의 인생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지난 6개월간 팬께서 보내주셨던 사랑과 응원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소감을 말했다. beom2@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