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모두 가입자 이탈...알뜰폰만 4만 회선↑
"이제 갈 곳 없다" 해킹 피로감에 알뜰폰 선택한 듯
/그래픽=임종철 디자인 기자 |
올해 잇따라 발생한 이동통신사 해킹 사태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면서 주요 통신사의 가입자 수는 지속 감소한 반면, 알뜰폰에서만 가입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휴대폰 가입 회선 수는 전월 대비 모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2만8314개(0.13%), KT는 1만3640개(0.10%), LG유플러스는 6407개(0.06%) 각각 감소했다. 반면 알뜰폰은 4만1433개(0.40%) 증가하며 이통3사와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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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사고 여파…이탈은 계속, 선택은 알뜰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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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변화는 최근 연달아 발생한 통신사 해킹 사고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저렴한 요금제와 유연한 가입 조건을 제공하는 알뜰폰으로 눈을 돌린 결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해킹 사건 이후 꾸준히 회선 수가 감소하다 8~9월 잠시 반등했으나, 10월 들어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KT 역시 지난 9월 무단 소액결제 및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10월부터 가입자 이탈이 본격화됐다.
업계는 이러한 현상을 '역설적'이라고 진단한다. 일부 알뜰폰 업체 또한 해킹 피해를 겪었음에도 소비자들이 기존 통신 3사보다 알뜰폰을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거나 현실적인 대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해킹 사고로 인해 '더 이상 이동할 통신사가 없다면 차라리 알뜰폰으로 간다'는 소비자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저렴한 요금제, 유연한 가입 절차, 해킹 이슈로 인한 인지도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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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은 '보조 수단' 아닌 대안 통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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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알뜰폰은 단순한 보조 회선이 아니라 본격적인 대안 통신 서비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무약정·저가 요금제 선호, 비대면 개통과 앱 기반 서비스에 익숙한 소비자층이 늘면서, 알뜰폰을 주력 회선으로 사용하는 경향도 뚜렷해지고 있다.
일부 알뜰폰 브랜드는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요금제 다양화, 전용 앱 고도화, 고객센터 강화 등으로 서비스 품질을 이통 3사 수준에 근접하게 끌어올리고 있다.
다만 지속적인 가입자 증가를 위해서는 보안과 품질, 신뢰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킹이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성장은 일시적인 반사이익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보안 강화와 안정적인 네트워크 품질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반사이익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소비자가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통신 서비스라는 인식을 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승한 기자 win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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