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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서 겪은 폭력, 집에서도… ‘학폭 경험 청소년' 30% “부모에게 폭력”

중앙일보 김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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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서 겪은 폭력, 집에서도… ‘학폭 경험 청소년' 30% “부모에게 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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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광주 남구 봉선중 앞에서 열린 '신학기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등굣길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사진 광주 남부경찰서

지난 9월 광주 남구 봉선중 앞에서 열린 '신학기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을 위한 등굣길 캠페인'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사진 광주 남부경찰서



학교폭력(학폭)을 경험한 청소년 10명 중 3명이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학교에서 겪은 폭력이 집으로까지 옮겨지므로, 학생 개인이 아닌 가정 단위로 지원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 소속 신나은·강현지·김요한 연구원은 한국청소년연구 제36권 4호에 게재한 ‘학교폭력 경험이 청소년의 부모 폭력에 미치는 영향: 학교폭력 경험 유형 간 비교를 중심으로’ 연구보고서에서 이같은 내용의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만 13~18세 청소년 15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폭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모두 495명(31.9%)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달했다. 피해만 봤다고 답한 사람은 151명(9.7%), 가해만 했다고 한 사람은 79명(5.1%), 가·피해 경험이 모두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65명(17.1%)이었다.

이들 학폭 경험자 가운데 부모를 폭행한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30.1%였다. 학폭 무경험자의 부모 폭력 비율(9.4%)과 비교해 월등히 높았다. 특히 학폭 가·피해 경험이 모두 있는 응답자의 부모 폭력 경험 비율은 38.9%였는데 이는 무경험 집단의 4배에 달한다. 학폭 피해 집단은 21.9%, 가해 집단은 16.5%가 부모에게 폭력을 쓴 적 있다고 답했다.



‘욕설 등 심한 말을 했다’ 11.9%로 최다



해당 연구 조사 대상 청소년의 부모 1552명(둘 중 한 명 대상) 가운데 자녀에게서 폭력을 당해봤다고 응답한 사람은 총 248명(16%)이었다. 유형별로 보면 ‘욕설 등의 심한 말을 했다’가 11.9%로 최다였고 ‘물건을 부수거나 발로 걷어찼다’(6.1%)가 두 번째로 많았다. ‘세게 밀쳤다’(5.7%), ‘부모를 향해 물건을 집어 던졌다’(4.8%), ‘발로 차거나 주먹으로 때렸다’(3.7%) 등 신체적인 폭력도 적지 않았다.


연구원들은 “학폭 피해와 가해 경험이 중첩된 청소년은 타인으로부터 받은 상처와 좌절을 적절히 해소하지 못한 채 부모처럼 가깝고 안전한 대상에게 그 감정을 전가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학폭 경험이 가정 내 폭력으로 확산될 수 있으므로 청소년 개인에만 국한하지 말고 부모를 포함한 가족 단위 지원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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