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성과급을 받은 사실을 숨긴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낀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매년 성과급을 받은 사실을 숨긴 남편에게 배신감을 느낀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남편이 월급을 속였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출산 후 육아 휴직 중이고, 출산 휴가 중인 남편은 집에서 업무도 보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켜져 있던 회사 인사 시스템을 통해 남편의 급여 명세서를 확인하게 됐다. 놀란건 남편이 성과급을 받고도 숨겨왔다는 사실이었다.
A씨는 "매달 대출이자와 고정비로 200만원이 넘게 들어가고 있고 아이들한테 나가는 비용도 적지 않다. 외벌이인 탓에 매달 생활비가 빠듯하고 그걸 남편도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7월에는 600만원 정도가 성과급으로 지급됐더라. 2월 연말정산 시즌에 200만원 이상 나가서 월급을 적게 받았다고 생활비 1원도 보내주지 않았는데 실제로는 600만원 이상 받았고, 연말마다 보너스가 나왔다. 제가 본 것만 23, 24, 25년인데 거의 매년 그렇게 받아왔더라"고 말했다.
게다가 "(그동안 남편은) 항상 우리 회사 성과급 0%다. 받은 게 없다고 했다. 다만 명절 상여는 다 보내줬다. 2년 치만 해도 몰래 쓴 돈이 1500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고민 끝에 A씨는 남편에게 급여 명세서를 본 사실을 털어놨다. 그러자 남편은 "그걸 네가 왜 보냐. 남자도 현금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면서 "성과급 중 일부는 결혼 후 아파트를 살 때 여동생에게 받은 돈 200만원을 갚았고, 나머지는 쓰거나 저축했다"라고 말했다.
A씨가 "10만~20만원도 아니고 2000만원 가까이 되는 돈을 마음대로 쓰냐. 100만원 단위로 성과급 받았으면 말도 안 하겠다"고 하자 남편은 "생일날 선물 사주고 싶어서 그랬다. 대부분 남자가 다 그런다"라고 했다.
A 씨는 "애 낳고 몇천 원이라도 아끼려고 할인할 때 산다. 저번에는 현금이 부족해서 아기 통장에서 꺼내 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으로 들어오는 성과급을 단 100원도 보내지 않고 말하지도 않았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큰돈은 다 어디에 썼는지 알 수 없다. 몇 년 동안 얼마를 모았는지 알 수도 없고 다 썼는지도 모르고 여태까지 쌓아왔던 신뢰도 다 무너지고 배신감도 든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안 온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누리꾼들은 "강하게 나가야 한다. 봐주는 식으로 넘어가면 상습범 된다", "경제권 뺏어야 한다. 거부하면 이혼", "큰돈 어디에 썼는지 소명하라고 해야 한다", "배신감이 클 듯", "월 10만~20만원 정도야 비상금이라고 넘기지 저건 너무 심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구경민 기자 kmk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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