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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 좋아하는 ‘국민음식’이 세계 최악?···뜻밖의 글로벌 평가 살펴보니

서울경제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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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 좋아하는 ‘국민음식’이 세계 최악?···뜻밖의 글로벌 평가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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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미식 평가 매체가 선정한 ‘세계에서 혹평받은 쌀 요리 100선’에 한국 음식 두 가지가 포함되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미식 전문 매체 테이스트 아틀라스(Taste Atlas)는 이달 12일(현지시간) ‘세계에서 혹평받은 쌀 요리 100선(100 Worst Rated Rice Dishes in the World)’을 공개했다. 이번 순위는 총 3만2930건의 투표 가운데 시스템이 유효하다고 판단한 2만1578건의 평가를 토대로 집계됐다.

테이스트 아틀라스는 실제 이용자를 식별하는 장치를 통해 봇(bot)이나 민족주의·지역 감정에 따른 평가를 배제하고, 음식 이해도가 높다고 판단된 이용자의 평점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순위는 음식의 절대적 평가가 아닌 참고 자료로 전통 음식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유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목록에서 한국 음식 가운데 가장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평점 5점 만점에 2.4점을 기록한 ‘콩나물밥’으로, 전체 3위에 올랐다. 테이스트 아틀라스는 콩나물밥을 “한국에서 유래한 전통적인 쌀 요리"라며 "콩나물을 밥과 함께 지어 간장, 마늘, 참기름 등을 곁들여 먹는 음식”이라고 소개했다.

또 다른 한국 음식으로는 평점 2.7점을 받은 ‘누드김밥’이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테이스트 아틀라스는 누드김밥을 “김으로 밥을 감싸되 밥이 겉으로 드러나는 형태의 김밥 변형”이라며 채소·계란·게살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콩나물밥이 낮은 평가를 받은 배경에는 담백한 맛과 단순한 조리법이 서구권 입맛에는 상대적으로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반면 한국에서는 콩나물이 오랜 세월 생활 속 식재료로 자리 잡아 온 만큼 음식 자체에 담긴 역사성과 정서적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콩나물은 식재료 보관이 쉽지 않았던 시절 적은 자원으로도 영양을 확보할 수 있는 식품으로 활용돼 왔다. 발아 과정에서 비타민 C가 생성돼 겨울철 귀중한 비타민 공급원이 됐고, 물만 있으면 사계절 재배가 가능해 흉년과 겨울을 버티는 주요 식재료로 쓰였다.

조리법 또한 다양하다. 콩나물국과 콩나물무침은 물론 김치, 황태, 조개 등을 더해 담백한 맛부터 얼큰한 맛까지 폭넓게 응용할 수 있다. 특히 콩나물 요리는 해장 음식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콩나물에 풍부한 아스파라긴산은 숙취의 원인 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 배출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연 기자 dore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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