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뉴스1 |
경기 평택 고덕신도시에 있는 신축 아파트가 최근 1000만원에 공매에 나왔다. 이 아파트의 최근 시세는 4억8000만원 수준이다. 이 물건의 최저 입찰가가 시세보다 매우 저렴한 것은 집주인의 개인 파산으로 파산재단에서 공매에 내놓았기 때문이다. 최저 입찰가는 1000만원이지만, 이 물건의 낙찰가는 입찰가에 은행에 설정된 근저당 4억1642만원을 더해 정해질 예정이다.
최근 파산재단을 통해 공매 시장에 나오는 아파트가 늘고 있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한계 상황에 내몰린 채무자가 개인 파산을 신청하면서 빚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매각되는 부동산이 속속 나오고 있는 것이다.
25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공매 플랫폼 온비드에 따르면 파산재단의 아파트 매각 공고가 최근 올라오고 있다. 캠코 관계자는 “온비드는 오픈 플랫폼 형식으로 파산재단의 매각 물건도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법원 사법월간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개인 파산 신청 규모는 3만3752건으로 전년(3만3550건)보다 0.6% 늘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여파가 지속되면서 개인 파산을 신청하는 이들은 더욱 늘어나면서 파산재단을 통해 매각되는 아파트 등 부동산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에 파산을 이유로 나오는 매물의 경우 입찰가가 일반적인 경·공매 물건보다 낮은 경향이 있다. 파산을 이유로 나오는 물건의 입찰가가 감정가보다 낮게 책정되는 것은 채무를 조기에 변제하기 위해 자산 매각 속도가 빠른 편이고, 실제 점유자가 있거나 권리 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온비드에 올라온 파산재산 매물. /온비드 캡처 |
경기 안양시 만안구에 있는 아파트 역시 파산재단에서 주관하는 매각으로 최저 입찰가가 1000만원으로 설정됐다. 이 아파트를 낙찰받을 경우 근저당권이 설정된 채무와 세입자의 전세 보증금 채무를 인수해야 한다.
서울 구로구 아파트 역시 파산으로 인해 시세보다 소폭 낮은 6억5000만원에 공매시장에 나왔다. 이 아파트는 상속으로 인해 공동 소유주가 3명 이상인 물건이다. 낙찰 시 공동 소유주와 복잡하게 얽힌 채무 관계를 해소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파산 공매의 경우 법원의 허가가 필요하고 권리 관계가 복잡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파산 공매뿐만 아니라 ‘빨간 딱지’가 붙은 강제매각 부동산도 증가하는 추세다. 법원의 강제경매 개시 결정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부동산(건물, 토지, 집합건물)은 올해 1월~11월 2만1327건이다. 지난해 한 해 강제경매 개시 부동산 건수(2만1174건)를 이미 넘어선 상황이다.
빚을 갚지 못해 금융기관 등이 임의경매에 부친 부동산도 급증하고 있다. 임의경매는 채무자가 돈을 갚지 못해 금융기관 등의 채권자가 담보로 설정된 물건을 경매로 넘기는 것이다.
올해 1∼11월 수도권에서 임의경매 개시결정 등기가 신청된 집합건물은 1만1118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572건과 비교해 30%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2016년(1만1753건) 이후 처음으로 1만건을 넘어섰다.
김유진 기자(bridg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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