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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필향만리’] 無求備於一人(무구비어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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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필향만리’] 無求備於一人(무구비어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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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북 24일 미사일 발사 징후 사전 인지…한미 정보당국 정밀분석 중"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고대 중국의 주(周)나라를 탄탄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위대한 지도자 주공(周公)이 그의 아들 백금(伯禽)에게 일렀다. “옛 친구나 선임자는 큰 죄가 아닌 이상 버리지 말고,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갖추기를 요구하지 말라.” 정치와 제도개혁의 달인이었던 주공다운 말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주공의 이런 도량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전임자의 공적을 다 깎아 내거나 심지어는 죄를 씌워 폄하해야만 제 공적이 커 보인다고 생각하는 좀생이 지도자나, 자신은 망나니이면서 남에 대해서는 완벽한 전인(全人)이기를 요구하는 몰염치한 상당수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無:말 무, 求:구할 구, 備:갖출 비. 한 사람에게 다 갖출 것을 요구하지 말라. 23x75㎝.

無:말 무, 求:구할 구, 備:갖출 비. 한 사람에게 다 갖출 것을 요구하지 말라. 23x75㎝.


미디어에 매일 쏟아지는 남 탓을 듣다 보면 도대체 누가 누구를 탓하는지 어안이 벙벙할 때가 많다. 국민들은 말한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공중화장실, 택배 물품을 들치기하지 않는 순후한 인심, 세계를 감동하게 하는 문화력…. 어느 것 하나 빠질 게 없는데 왜 정치만 이 꼴일까?” 자신을 돌아볼 생각은 하지 않고 남에 대해서만 모든 것을 다 갖출 것을 요구하는 몰염치한 정치인들이 분위기에 편승해서라도 반성하도록 국민이 나서서 의도적으로 전 국민 반성운동이라도 벌여야 할까 보다. 아! 제발 남 탓 그만하고 말없이 떠나라!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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