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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 사망 줄고, 병원 이송시간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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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외상 사망 줄고, 병원 이송시간 늘어

속보
시흥 학미터널 부근 화물차 사고, 1명 사망…비류대로 양방향 통제
지난해 중증외상 환자 8170명
생존 후 장애 발생률 75%로 증가
10대 환자 ‘화학물질 등 중독’ 77%

중증외상으로 인한 사망은 감소했지만, 119 신고 이후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이나 생존 후 장애를 안고 퇴원하는 비율은 늘었다. 10대의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중증손상이 급증하고 있어 재활·중독예방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이 24일 발표한 2024 중증손상 및 다수사상 통계를 보면, 지난해 중증외상 환자는 8170명이었다. 남성(73.1%)이 여성(26.9%)보다 많았고, 연령별로 60대 환자(22.1%)가 가장 많았다.

중증외상 치명률은 2016년 60.5%(4922명)에서 2024년 54.7%(4467명)로 낮아졌다. 응급의료 체계 강화와 중증외상 진료 역량 확충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증외상 환자를 권역외상센터로 이송하는 비율이 2016년 15.0%에서 2024년 46.9%로 늘었다. 고난도 수술과 집중 처치가 가능한 전문치료기관으로의 연계가 강화되며 중증외상 환자 생존 가능성도 올라간 것이다.

그러나 이송 과정은 오히려 길어졌다. 중증외상 환자의 119 신고부터 병원 도착까지 걸린 시간은 2016년 26분에서 2024년 35분으로 늘었다. 권역외상센터 이송이 확대되며 이동 거리가 길어지고 전원 과정이 복잡해졌기 때문일 수 있다.

생존 후 삶의 질도 뒷걸음쳤다. 중증외상 생존자(3703명) 중 장애가 발생한 비율은 2016년 62.8%에서 2024년 74.9%로 늘었다. 식물인간 등 심각한 활동 제한을 겪는 중증장애율도 30.8%에 달했다.

장애율 상승은 중증외상 양상이 바뀌는 흐름과 관계있다. 중증외상 원인 중 운수사고 비중은 2016년 59.6%에서 지난해 47.8%로 줄어든 반면, 추락·미끄러짐은 33.5%에서 44.5%로 늘었다. 발생 장소도 집·주거시설 비중(26.5%)이 꾸준히 증가했다. ‘도로 위 사고’보다 ‘생활공간 낙상’이 늘면서, 예방 정책 역시 주거환경 개선 등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독·화상·질식 등 비외상성 중증손상에선 청소년 중독 문제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비외상성 중증손상 환자는 1만6715명이었는데 화학물질 등에 접촉하는 중독이 70.7%를 차지했다. 10대의 경우 중독으로 인한 중증손상 비중이 2015년 47.4%에서 76.9%로 급증했다. 자해·자살로 인한 비외상성 중증손상은 65.6%에 달했다. 여성의 자해·자살 비중(73.4%)이 남성(57.5%)보다 높았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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