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장동혁 대표.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상정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24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무제한토론)를 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혼신의 힘을 쏟아냈다. 노고 많으셨다”고 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내야 할 때”라면서 이같이 올렸다. 이어 “민주당은 오늘 기어이 국민과 언론의 입을 틀어막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까지 강행 통과시켰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가 지난해 대표직을 내려놓은 뒤 장 대표를 언급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 대표는 한때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인물로 꼽혔으나,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탄핵에 반대하면서 한 전 대표와 관계가 급격하게 틀어졌다.
두 사람의 첨예한 갈등은 올 8월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당 대표 결선 투표를 앞두고 “최악을 피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누가 ‘최악’이고 ‘차악’인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김문수 후보에 대한 투표를 우회적으로 독려한 것으로 풀이됐었다.
이후 장 대표가 대표에 취임한 지 석 달 만인 11월 국민의힘 당무감사위는 한 전 대표를 겨냥한 ‘당원 게시판’ 조사에 착수했다. 장 대표가 임명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최근 “소는 돌로 쳐죽일 것이고 임자도 죽일 것”이라며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를 시사했다.
한 전 대표는 이에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저를 찍어내고 싶은 거라면 그렇게 하면 된다”며 “다른 사람들을 (징계하는 식의) 분위기를 만들어서 당을 우스운 당으로 만들지 말라”고 반발해왔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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