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전문가, 정부 ‘당근책’ 분석
개인 해외주식 보유 잔액 1800억불 추정
국내시장 복귀 계좌로 유동성 제고 노려
2026년에도 美 상승장 추세… 효과 제한적
개인 해외주식 보유 잔액 1800억불 추정
국내시장 복귀 계좌로 유동성 제고 노려
2026년에도 美 상승장 추세… 효과 제한적
불과 한 달 전 환율 방어를 위해 “세제 활용 도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11월26일)던 정부가 24일 해외주식 개인투자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전격 꺼내 든 것은 수차례에 걸친 구두개입에도 환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아서다. 세제혜택이라는 ‘당근책’에도 시장에선 단기적인 환율 안정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잔액은 3분기 말 기준 1611억달러 규모다. 기재부 관계자는 “10월 이후 규모가 더 커졌기 때문에 180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외환당국은 개인과 기업,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늘면서 구조적인 외환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금을 끌어오고,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 출시와 기업의 ‘해외자회사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률’ 상향 조정으로 시장의 달러 유동성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최지영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가운데)이 24일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기자실에서 국내 투자 및 외환 안정 세제지원 방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박홍기 소득법인세정책관, 오른쪽은 변광욱 국제조세정책관. 연합뉴스 |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보유잔액은 3분기 말 기준 1611억달러 규모다. 기재부 관계자는 “10월 이후 규모가 더 커졌기 때문에 1800억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외환당국은 개인과 기업,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늘면서 구조적인 외환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방안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해외주식 투자금을 끌어오고, ‘개인투자자용 선물환 매도 상품’ 출시와 기업의 ‘해외자회사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률’ 상향 조정으로 시장의 달러 유동성을 높이는 것이 골자다.
시장과 전문가들은 즉각적인 환율 안정 효과는 있겠지만, 해외주식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경제학)는 “양도소득세를 22%까지 감면해준다지만, 미국 투자 수익률이 그 이상 될 것으로 예상하면 쉽게 미국 주식을 팔지 않으려 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미국의 신산업 기업 중심으로 주식이 오를 것으로 보는 분위기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정책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도 “꾸준히 해외에 투자를 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년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할 가능성 등 대외여건에 따라 재차 환율 상승압력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조치에 따라 가파른 환율 상승 곡선이 점차 꺾일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나왔다. 백석현 신한은행 S&T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연말에 가까워지고 크리스마스 직전이라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당국의 존재감이 시장에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며 “연말까지는 환율이 전날의 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세종=권구성 기자, 구윤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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