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세계 최초의 먹는 GLP-1 비만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기존 주사형 GLP-1 치료제와 체중 감량 효과가 비슷하며, 심혈관 위험 감소 효과도 공식적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이금숙 기자입니다.
[기자]
경구용 비만 치료제 ‘위고비 필’이 미국 FDA로부터 비만·과체중 환자의 체중 관리와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 감소를 목적으로 한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습니다. 비만 치료를 위한 세계 최초의 경구용 GLP-1 제제로, 기존 주사형 위고비와 동일한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입니다. 하루 한 번 복용하면 돼 투약 편의성을 크게 높였고, 주사제와 다르게 냉장 보관과 콜드체인이 필요 없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위고비 필은 합성 소분자가 아닌 인체 유래 호르몬 기반의 펩타이드 약물로 최고 용량인 25mg을 투여하면 주사제와 유사한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세마글루타이드 25mg 제제를 64주간 매일 복용한 비만·과체중 성인 환자들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16.6%였고 3명 중 1명은 20% 이상 체중이 줄었습니다. 주사제와 대등한 감량 효과를 보였다는 평가입니다.
FDA는 또 주사형 위고비와 같이 위고비 필도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안전성 역시 기존 세마글루타이드 계열과 큰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노보 노디스크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초기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입니다. 내년 1월 초, 시작 용량 1.5mg 제제를 우선 출시하는데, 비용은 월 149달러(한화 22만 원)수준으로, 노보의 GLP-1 비만 치료제 중 가장 낮은 가격입니다.
초기 치료는 최소 30일 동안 1.5mg로 시작하며, 30일에 한 번 유지 용량으로 증량할 수 있습니다. 유지 용량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형은 4mg, 9mg, 25mg이 있습니다.
노보 노디스크는 유럽의약품청에도 허가 신청을 마친 상태. 내년에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가운데 비만율이 높은 편에 속해, 주사형 위고비의 경우 출시 우선 국가였던 만큼, 경구용 위고비 필도 비교적 이른 시점에 국내 출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편 경쟁사인 일라이 릴리도 최근 미국 FDA에 먹는 비만 치료제 '올포글리프론'의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내년 상반기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비만 치료의 패러다임이 주사제에서 알약으로 이동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구용 GLP-1 치료제를 둘러싼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서울경제TV 이금숙입니다./kslee@sedaily.com
이금숙 기자 ks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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