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송파 올림픽선수촌아파트 5층 화재
오전에 불길 잡혔지만 흔적은 동 전체에 남아
24일 '오승혁의 '현장''은 화재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를 찾았다. 불은 완전히 잡혔고 강도 높은 청소가 진행됐지만, 화재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 있다. /서울 송파구=오승혁 기자 |
[더팩트|서울 송파구=오승혁 기자] "어휴…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게 무슨 일인지. 참, 다치신 분들만 안타깝지요."
"처음에는 사고 현장을 치우지 말자고 했는데 불나고 이거 끄면서 생긴 물 웅덩이랑 쓰레기들을 그대로 두면 더 위험할 것 같아서 열심히 치웠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촌아파트 관계자)
24일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를 찾았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선수촌과 기자촌으로 활용됐던 이곳은 약 16만㎡ 규모의 부지에 5540세대가 거주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다.
이날 오전 5시 36분께 이 단지 한 동 5층 세대에서 불이 나 해당 세대에 거주하던 70대 주민 2명이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또 두 층 위인 7층에서 구조된 70대 남녀도 연기를 흡입해 부상을 입었다.
불이 나자 주민 35명이 긴급 대피했고, 소방 당국은 소방대원 137명과 장비 38대를 동원해 오전 7시 10분께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불은 잡혔지만 화재가 남긴 흔적은 동 전체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불이 난 동을 담당하는 관리 직원들과 단지 관계자들이 합심해 계단과 현관 등을 물청소했지만, 곳곳에 남은 탄내와 그을음까지 완전히 없애지는 못했다.
1층에 멈춰 선 엘리베이터는 운행을 중단한 상태였고, 잠시 올라타 본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코를 찌르는 탄내가 느껴졌다. 경찰이 1층 계단에서 출입을 통제하는 가운데, 입주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화재 발생 지점을 올려다보거나 휴대전화로 현장을 촬영했다.
한 주민은 "노부부만 거주하던 가정에서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런 사고가 발생해 마음이 무겁다"며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화재는 순식간에 번질 수 있어 더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단지 관계자들은 "처음에는 사고 현장을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물 웅덩이와 유리 조각, 탄 잔해들이 남아 있으면 추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수사 담당자들의 증거 확보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청소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치워도 치워도 탄 물건들이 계속 나와 현장의 피해 규모를 실감했다"고 덧붙였다.
소방 당국은 해당 세대 안방에서 화재가 시작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경찰 등 관계 기관과 합동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sh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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