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X 연중 최저 수준 마무리 예상…지수 도입 후 처음
2026년 앞두고 투자자들 상당한 자신감 보여
기술주 다시 강세·글로벌 경제 성장 기대 반영
"인플레 재점화 등 리스크 고려해야" 조언도
2026년 앞두고 투자자들 상당한 자신감 보여
기술주 다시 강세·글로벌 경제 성장 기대 반영
"인플레 재점화 등 리스크 고려해야" 조언도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월가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가 연중 최저 수준으로 올해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새해 증시를 상당히 낙관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 재부상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 약화 가능성을 잠재적인 리스크로 고려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다우존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VIX는 2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14를 기록해 작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VIX는 올해를 연중 최저 수준에서 마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말 기준으로 VIX가 연간 최저치 대비 2% 이내에서 마감하는 것은 1990년 지수 도입 이후 처음이다.
최근 1년간 VIX 지수 추이(이미지=인베스팅닷컴) |
다우존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VIX는 23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14를 기록해 작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로써 VIX는 올해를 연중 최저 수준에서 마감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연말 기준으로 VIX가 연간 최저치 대비 2% 이내에서 마감하는 것은 1990년 지수 도입 이후 처음이다.
VIX는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옵션과 가격을 토대로 향후 30일간 주가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수치화한 지표다. VIX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단기 시장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리틀 하버 어드바이저스의 매트 톰슨 공동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는 투자자들이 2026년을 앞두고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VIX는 통상 12월에 하락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 연말의 낙관론은 단순한 계절적 요인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다수의 인공지능(AI) 관련 종목들은 최근까지 부진했지만 최근 반등 후 다시 강세를 나타나면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S&P500 지수는 이날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올해 들어 38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S&P500은 올해 사상 최고 수준에서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증시 랠리에 더 많은 종목들이 동참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에게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한 달간 금융주와 소재주가 강세를 보였고, 소형주인 러셀2000 역시 최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가 전략가들은 S&P500이 2026년에 추가로 10%가량 상승할 것으로 대체로 전망하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는 물론 글로벌 경제가 코로나19 이후 수년간의 불확실성을 지나 전환점을 맞았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국내총생산(GDP)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올여름 최근 2년 중 가장 빠른 성장 속도를 기록했다.
내년 전망도 밝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시장의 구조적 약세 신호에도 불구하고 소비는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법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은 가계 가처분소득을 늘릴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에서는 연초 부진했던 일부 소비 관련 종목들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고, 연준도 이달 초 내년 GDP 성장률 중간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톰슨은 “최근 며칠간 AI 관련 뉴스의 톤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내년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을 투입할 것이라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증시를 낙관할 수만은 없는 리스크들도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성장 속도가 빨라질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고, 이는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내년 시장 흐름은 월가의 현재 기대와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톰프슨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뛰고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못한다면 시장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 지나친 낙관론이 퍼지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강세·약세 지표는 최근 7.9에서 8.5로 상승했다. 해당 지표는 투자자들의 시장 심리를 0~10으로 보여주는 데, BofA는 지표가 8을 넘으면는 극도의 낙관 상태로 역발상 관점에서 조정 위험이 커졌다는 경고 또는 매도 신호로 해석한다.
스미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콜 스미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는 사람들이 얼마나 안일해졌는지를 보여준다. 모든 것이 너무 순조롭다고 느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